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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북한, 올해 ARF도 외무상 대신 '급 낮은' 대사가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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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이후 6년째 외무상 불참, 실익 없다 판단했을 가능성

리영철, 북핵·북러밀착 메시지 주목 속 준비된 발언만 읽을 듯

뉴시스

[비엔티안=뉴시스] 변해정 기자= 리영철 주라오스 북한 대사가 26일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2024.07.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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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티안=뉴시스] 변해정 기자 = 북한은 올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도 외무상 대신 현지 대사가 참석한다.

27일 오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리는 ARF에는 리영철 주라오스 북한 대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ARF는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안보 협의체다. 북한 외무상의 ARF 불참은 2019년부터 6년 내리 이어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00년 ARF에 가입한 뒤 외무상을 참석시켜오다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의장국 주재 대사나 주아세안대표부 대사를 수석대표로 보냈다.

올해는 의장국인 라오스 측이 돈독한 관계인 북한에 외무상의 참석을 관철시키려 열의를 보여왔지만 끝내 성사시키진 못했다.

최선희 외무상의 초청으로 방북한 막심 리젠코프 벨라루스 외교장관이 지난 26일까지 북한에 머무르긴 했으나, 그를 환송하고 라오스로 곧바로 향하는 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진 않았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 의지를 국제사회에 과시하고 고립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무대로 활용하기 위해 최 외무상의 '깜짝 등판'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최대 우방국인 중국조차 러북 간 지나친 밀착에 거리를 두고 있는데다 북한이 ARF에 나오더라도 '외교적 고립'만 절감할 것을 우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라오스가 직전 의장국이었던 2016년에도 친북 국가에서 열리는 ARF라는 점에서 기대를 걸고 이용호 당시 외무상을 참석시켰지만, 당시 북한은 ARF 계기 양자 방문 제안을 라오스로부터 퇴짜맞으며 고립된 신세를 절실히 느낀 바 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지난 25일 라오스 비엔티안 왓타이공항에 입국한 직후 취재진과 만나 "여태껏 (외무상이) 오지 않는 것이 정상이고 온다면 아마 예외가 될 것"이라며 "(ARF에)오지 않는다면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ARF는 다양한 역내 안보 이슈 가운데서도 러북 밀착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며, 북한이 이 자리에서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그러나 외무상보다 급이 낮은 대사가 참석하면서 의미 있는 메시지를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북한 체제의 특성상 대사는 준비된 입장문만 읽는 것이 전부였고, 한국과 미국 측의 대화 재개 촉구에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가 원하는 ARF 의장성명 내 북러 밀착 비판 문구를 담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북한 뿐 아니라 러시아의 반대도 넘어야 하는데, 러시아에선 세르게이 라프로프 외교장관이 이번 ARF에 참석한다.

의장성명은 일종의 국제적 여론으로 평가되는 만큼 참여국 간 입장 조율이 선행돼야 한다. 북한의 전통적 우방인 라오스가 의장국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도 과제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문안을 조율 중이기에 예단하고 싶진 않다"면서도 "한반도 이슈가 올해 특별히 더 어려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의 분명한 입장을 외교 채널을 통해 아세안 국가들에게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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