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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 (일)

SK하이닉스 매출 4배 키울 이것, K-메모리 이끄는 '제2의 H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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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속으로]

머니투데이

/그래픽 = 김지영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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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고용량 저장장치인 eSSD(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경쟁력을 강화한다. AI(인공지능) 열풍에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HBM(고대역폭메모리)에 이어 메모리 업계의 '효자 상품'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북미 지역 주요 빅테크 고객사는 최근 메모리 업체에 eSSD 주문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AI 서버(데이터센터) 구축이 늘어나면서 고용량 저장장치 수요도 덩달아 증가했기 때문이다. eSSD는 기존에 사용되던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보다 발열이 적고 속도가 빠르며, 높은 효율을 갖췄으면서도 저장 용량이 크다.

가장 직접적인 수혜 대상으로 지목되는 곳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다. eSSD 중에서는 QLC(쿼드러플레벨셀) 낸드플래시 기반 제품의 수요가 특히 높은데, QLC 낸드를 구현할 수 있는 곳이 SK하이닉스(솔리다임)와 삼성전자 2곳뿐이기 때문이다. QLC 낸드는 1개 셀에 4비트를 담을 수 있다는 의미로, 다른 낸드와 비교해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용량을 구현할 수 있다.

낸드 시장점유율 1위 삼성전자는 초고용량인 64TB(테라바이트) eSSD를 개발했으며,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 중이다. 128TB eSSD 개발에도 착수 중이며, 평택 공장에서도 QLC 낸드 증설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업계 핵심관계자는 "삼성전자에 eSSD 관련 주요 고객사의 문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라며 "공급량 증가와 관련해 상당 부분 논의가 진척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eSSD 시장에서 지속적인 매출 확대를 노린다. 향후 데이터센터향(向) 고용량 AI 서버 스토리지 시장에서 eSSD 수요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김석 SK하이닉스 낸드 마케팅담당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eSSD 매출은 전년 대비 4배 성장할 것이며, 전체 낸드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절반 가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낸드 수요 증가세가 예상보다 느린 상황에서 eSSD의 수요 폭증은 호재다. 메모리 업체가 최근 eSSD 출하량을 대폭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수요가 공급을 웃돌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낸드 평균판매가격(ASP)이 전 분기(15~20%) 대비 둔화된 5~10%에 그친다면서도 eSSD는 15~20%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eSSD 시장 점유율이 더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에도 힘이 실린다. 양사의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77%로(삼성전자 45%, SK하이닉스 32%) 마이크론(10%)과 키옥시아(8%), 웨스턴디지털(4%)의 점유율을 합친 것보다 많다. 최근 마이크론이 200단 이상 QLC SSD의 출하를 공식화했으나, 여전히 수율과 품질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던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와 eSSD의 가격 격차가 좁혀졌고, 최신 eSSD의 전력 효율과 저장 용량이 더 개선되면서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수적인 제품이 됐다"며 "기술 난이도가 다른 낸드에 비해 높기 때문에 국내 양대 메모리업체의 관련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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