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9 (목)

서로 다른 사브르·에페·플뢰레…알고 보면 더 재밌는 펜싱 [아하 올림픽]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2024 파리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24일 오후(현지시간) 펜싱 남자 사브르에 출전하는 오상욱이 훈련을 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펜싱은 2024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낼 유력 종목 중 하나다. 특히 남자 사브르 단체는 올림픽 3연패라는 대업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펜싱 종주국인 프랑스에서 열리는 올림픽인 만큼 미국, 유럽 선수들과의 쉽지 않은 승부가 예정돼 있다. 그런데 사브르의 공격 범위는 어디까지이고, 펜싱의 세부 다른 세부종목인 에페, 플레뢰와 차이는 무엇일까.



펜싱은 어떤 칼을 쓰느냐, 어느 부위까지 공격할 수 있느냐에 따라 3개의 세부 종목(사브르, 에페, 플뢰레)으로 나뉜다. 오상욱, 구본길 등이 출전하는 사브르는 기마병들의 싸움에서 유래됐다. 머리와 양팔을 포함한 상체 전부가 공격 범위에 속한다. 과거 기마병 싸움에서 사람을 죽여도 말은 살려뒀는데, 이를 계승해 허리 위 모든 부분을 찌르거나 베면 점수를 얻는다. 사브르에 사용되는 칼날의 길이는 88㎝로 세 종목 중 가장 짧고 무게는 최대 500g을 넘지 않아야 한다. 칼 손잡이 위에 달린 손 보호막이 손잡이 끝과 연결돼 있다.



사브르는 펜싱 종목 중 가장 공격이 빠르고 박진감이 넘치는 종목이다. 에페와 플뢰레와 달리 베기가 가능하기 때문에 피스트에 선 두 선수들 간의 수 싸움도 치열할 수밖에 없다. 다른 종목에 견줘 공격적인 스타일로 경기를 풀어가는 선수들이 많아 경기 또한 빠르게 진행된다.



한겨레

펜싱 종목별 공격 범위. 대한펜싱협회 누리집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프랑스어로 ‘실전용 검’을 뜻하는 에페는 피를 먼저 흘리는 쪽이 지는 것으로 간주하는 과거 검투사 간 결투에서 유래됐다. 따라서 공격 범위도 세 종목 중 가장 넓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공격이 가능하다. 칼날 길이는 90㎝이고 무게는 최대 770g을 넘지 않아야 한다. 공격 범위가 넓은 만큼 칼에 달린 손 보호막이 가장 넓다. 공격 범위가 넓다 보니 먼저 점수를 내주면 승부를 뒤집기가 쉽지 않다. 에페 또한 찌르기 공격만 허용된다.



칼끝이 꽃처럼 생겨 프랑스어로 ‘꽃’(Fleur)이라는 의미에서 유래한 플뢰레는 세 종목 중 공격 가능한 부분이 가장 작다. 오로지 머리와 양팔을 제외한 상체 찌르기로만 승부를 봐야 한다. 플뢰레에 사용되는 칼날의 길이는 90㎝로 무게는 최대 500g을 넘지 않아야 한다. 다른 종목에 사용되는 칼과 달리 무게가 가볍고 잘 휘는 게 특징이다. 손잡이는 휜 막대기 모양의 프렌치 그립(French Grip)과 권총 손잡이 모양의 피스톨 그립(Pistol Grip)이 있다. 플뢰레는 찌르기 공격만 가능하다.



한겨레

펜싱 경기장. 대한펜싱협회 누리집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펜싱은 찌르기나 베기에 성공할 때마다 1점을 얻고, 두 발이 최종 경계선(경기장 밖)을 넘어가게 되면 1점을 잃는다. 플뢰레와 에페 개인전은 3분씩 3라운드로 진행되며 최종 라운드가 끝난 뒤 득점이 높거나, 라운드 진행 상황과는 별개로 한쪽이 15점을 얻으면 승리한다. 사브르 개인전은 2라운드로 진행되고 한쪽이 8점을 득점하면 자동으로 다음 라운드로 넘어간다. 최종 라운드에서도 양쪽 점수가 동일하면 연장전 추가 시간 1분 동안 1점을 먼저 따낸 선수가 승리한다. 단체전은 3명의 선수가 3분씩 번갈아가며 9라운드를 거치고 먼저 45점을 얻은 팀이 승리한다.



세 종목 중 에페만이 유일하게 동시타가 허용된다. 즉, 두 선수가 25분의 1초 이내에 서로 동시에 찔렀을 때는 모두 득점으로 인정한다. 플뢰레와 사브르에서는 ‘공격권’이라는 개념이 있다. 심판의 시작 선언 뒤 먼저 공격적인 자세를 취한 선수에게 공격권이 주어지고 해당 선수의 공격만이 득점으로 인정된다. 공격권을 받지 못한 선수는 방어에 성공한 뒤 공격해야 득점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두 선수 모두 동시에 공격해도 점수는 공격권을 가진 선수가 얻게 된다.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펜싱 선수는 총 14명(사브르 8명·에페 5명·플뢰레 1명)이다. 2020 도쿄올림픽(18명)에 견줘 소폭 줄어든 규모다. 도쿄에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대 교체를 이룬 이번 대회에서도 정상에서 서 2016 리우올림픽부터 이어진 3연패를 완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여자 에페 대표팀은 지난 대회 단체전 은메달을 이번에는 금빛으로 바꿔보겠다는 각오다. 멤버 구성(송세라·최인정·이혜인·강영미) 또한 도쿄 시절 그대로이다. 한국 펜싱은 27일 오후 5시25분부터 시작되는 남자 사브르 개인전(64강·오상욱, 구본길 출전)을 시작으로 금빛 찌르기에 나선다.



한겨레

2024 파리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24일 오후(현지시간) 펜싱 남자 사브르에 출전하는 구본길, 오상욱 등 대표팀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세상을 바꾸는 목소리에 힘을 더해주세요 [한겨레후원]
▶▶무료 구독하면 선물이 한가득!▶▶행운을 높이는 오늘의 운세, 타로, 메뉴추천 [확인하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