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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14년만의 신규 다목적댐, 4대강에 건설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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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권역별 후보지 14곳 선정

“홍수 가뭄 대응, 전략산업 수요 대비”

환경단체 “토건산업 위한 발상”

주민 동의 등 착공까지 관문 남아

동아일보

지난해 준공 50주년을 맞은 강원 춘천시 소양강댐. 충주댐과 함께 수도권 용수 공급을 담당하는 소양강댐은 용량의 94%를 이미 사용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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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국 14곳에 신규 댐 건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2018년 발표한 신규 댐 백지화 방침을 뒤집고 14년 만에 신규 다목적댐 건설 계획을 밝힌 것이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극한호우와 최악의 가뭄 등으로 기후위기가 현실화되고 있음에도 근원적 대응을 위한 다목적댐 건설은 2010년 착공된 보현산댐이 마지막”이라며 “신규 기후대응댐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가전략산업으로 인한 신규 물 수요도 추가 물그릇 확보 없이는 감당할 수 없다”고 했다.

이번에 추진되는 댐은 한강에서 4곳, 낙동강에서 6곳, 섬진강에서 2곳, 영산강과 금강에서 각각 1곳이다. 저수량은 80만∼1억 t으로 중소형댐에 해당한다. 정부는 이번 댐 건설을 통해 연간 220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총 2억5000만 t의 물을 공급하고, 댐별로 80∼220mm의 비를 수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장관은 “댐 건설은 지금 시작해도 10년 정도가 소요되는 만큼 최근 기후 위기를 감안할 때 더 이상 늦출 여유가 없다”고도 했다.

● 환경부, 文 정부 댐 중단 정책 뒤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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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2018년 9월 문재인 정부에서 발표한 ‘국가 주도 댐 중단 선언’을 뒤집은 이유에 대해 “2018년과 비교하면 지금 기후 환경에 많은 변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2022년 태풍 힌남노로 냉천이 범람했는데 현재 추진 중인 항사댐을 미리 건설했다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정부 주도 치수(治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냉천 범람 당시 포항시 남구의 한 아파트에선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겨 7명이 숨졌다.

14년 만에 추진되는 다목적댐은 한강에 2곳, 금강에 1곳 들어선다. 강원 양구군에 생기는 수입천댐(1억 t)은 완공되면 하루 70만 명이 마실 수 있는 물을 공급할 수 있다. 또 경기 연천군에는 아미천댐(4500만 t), 충남 청양군에는 지천댐(5900만 t)이 생긴다. 지천은 상습적 가뭄·홍수가 발생하는 곳으로 올해 장마철을 포함해 3년 연속 물난리가 났다.

용수전용댐 4곳은 한강 2곳, 낙동강 1곳, 섬진강 1곳에 생기는데 저수용량은 100만∼3100만 t이다. 김 장관은 “전남 화순군에 저수용량이 3100만 t인 동복천댐이 있었다면 2022년 가뭄 때 가장 높은 ‘심각’ 단계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낙동강 5곳, 섬진강 1곳, 영산강 1곳에 추진되는 홍수조절댐은 저수용량이 80만∼2200만 t으로 비교적 작은 편이다. 경남 거제시에 생기는 고현천댐 등 5곳은 기존 댐을 재개발하는 것이고 나머지는 처음부터 새로 만드는 것이다.

● “첨단 기업 용수 확보” vs “토건 산업 위한 정책”

환경부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지역 설명회와 공청회를 열며 주민 동의를 구할 방침이다. 주민 반대가 심할 경우 현실적으로 추진이 어렵다. 이날 발표된 댐 신설 계획 중 9곳은 지방자치단체가 신청한 경우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수몰지 등에 대한 적절한 지원이 없다면 주민 반대로 무산될 수 있다.

환경부는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2027년부터 착공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댐 계획 단계부터 완공까지는 길게는 10여 년 걸린다. 건설 비용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는데 댐별로 수백억∼수천억 원이 들어 14곳을 모두 합치면 조 단위 예산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강원 삼척시의 경우 주민들이 직접 댐 건설을 요구해 온 만큼 “지지하고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최대 규모 다목적댐이 예정된 양구군은 주민 피해와 희귀 동식물 서식지 수몰 가능성을 거론하며 반대했다. 서흥원 양구군수는 “소양강댐 건설 이후 군민들이 수없이 많은 고통을 겪어온 것을 생각한다면 또 다른 댐을 건설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단체도 거세게 반발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통해 “기후위기를 볼모로 토건산업을 살리기 위한 정책이자 기후문맹적 발상”이라며 “댐 건설 근거로 내세운 홍수 방어, 용수 공급, 기후위기의 근원적 대응 모두 근거가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재계는 침체된 지방 경기 활성화와 첨단산업 용수 확보 등을 이유로 환영 입장을 밝혔다. 조성환 대한상공회의소 지역경제팀장은 “첨단 산업에서 기업들이 시달리는 용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친환경 발전원을 확보하는 데 신규 댐을 활용할 수 있다면 더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양구=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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