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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한동훈 체제’ 인선 속도…당내 입지 넓히기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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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신임 정책위의장에 ‘TK(대구·경북) 4선’ 김상훈 의원을 지명했다. ‘친윤(친윤석열)계’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이 자진 사퇴한 지 하루 만이다. 당내 화합과 안정을 택한 인사라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나왔다. 한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과 전략기획부총장은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로 내정하면서 당직 인선에 속도를 냈다. 다음 주에는 당 중진과 연쇄 오찬 회동을 갖고 본격적으로 당내 의원들과의 접촉면을 넓혀갈 예정이다.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을 두고 친한계와 친윤계 간 신경전 국면이 재차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선비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황우여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원, 대변인단 등과 오찬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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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이날 김 의원을 차기 정책위의장으로 내정했다. 지역 안배 차원에서 수도권 기반 의원을 인선할 것이란 예상을 깼다. 김 내정자는 ‘친한계’와도 거리가 멀다. 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지명 배경에 대해 “(김 의원이) 정책에 있어서 대단히 뛰어나고 내로라할 분이라는 여러 군데에서 추천을 받았다”며 “유능하고 안정감 있는 분이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정책위의장 인선을 두고 불거진 친한계와 친윤계 간 대립 국면은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친윤계에서도 이번 인선을 환영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내정자에 대해 “아주 합리적이고 정책분야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던 분으로 가장 적임자가 아닌가”라며 “개인적으로 보면 아주 훌륭한 분이다. 잘 선정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음 주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김 내정자 임명에 대한 추인은 무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나머지 당직 인선도 다음 주 매듭지을 전망이다. 지명직 최고위원과 전략기획부총장에는 각각 ‘친한계 원외 인사’인 김종혁 전 조직부총장, 신지호 전 의원을 내정했다. 여의도연구원장 후보로는 통계청장을 역임한 유경준 전 의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윤희숙 전 의원이 거론된다. 지명직 최고위원까지 인선이 최종 확정되면 한 대표는 당 최고 의결기구인 최고위원회의 구성원 9명 중 5명을 본인이 임명했거나 친한계인 인사로 확보하게 된다. 이에 따라 한동훈 지도부가 안정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당직 인선과 함께 한 대표는 당내 의원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면서 입지 굳히기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전임 지도부인 황우여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과의 오찬을 시작으로, 다음 주 중진 의원들과 연쇄 오찬 회동을 갖는다. 오는 5일 조경태·권성동 의원, 6일 주호영·권영세·윤상현· 조배숙 의원, 8일 4선 의원들과의 오찬이 예정돼 있다. 이 자리에서 당 쇄신 방향과 당정관계 설정 등에 대한 의견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당 운영을 두고 친한계와 친윤계 간 대립 구도가 다시 펼쳐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 대표가 공언한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 추진이 대표적이다.

용산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출신인 강승규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과정에서 나왔던 ‘채상병 제3자 특검법’ 등 야당과의 싸움에 있어서 분열을 가져올 수 있는 대표의 리더십 리스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들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그런 부분들이 정 의장 사퇴와 관련해서 내부에서 여러 논란이 있었다”고 했다. 당 시도지사협의회 회장인 유정복 인천시장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특검법 문제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얼마큼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겠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며 “한 대표의 리더십이 관련돼 있다”고 했다.

‘제3자 추천 특검법’에 대해선 조경태·안철수·김재섭 의원 등 당내에서 소수만 긍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조 의원은 통화에서 “민주당에 끌려갈 필요가 있나. 안보는 보수 정당이 지켜야 할 가치다. 민주당식으로 하자는 게 아니고 제3자에 의해 공정하게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고 했다. 수도권 한 중진 의원은 “대표가 얘기한 것과 당내 여론을 존중하면서 격의 없이 논의하고, 입장을 잘 조율해서 서로 납득되는 선에서 어떤 식으로든 정리를 해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숙현 기자(cosmo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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