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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또 적자 올림픽 될라…'하얀코끼리' 피했지만 급증한 경호비용에 골머리[파리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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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건물 경기장 쓰고 에어컨 설치도 안했는데

올림픽 경호비용 급증으로 적자전환 우려

관광객 안오는 파리…항공사 매출감소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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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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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 올림픽을 목표로 신축 경기장 건설을 최소화하고 도심 전역을 경기장으로 활용한 2024 파리올림픽이 경호비용 증가로 적자 전환은 위기에 놓였다. 올림픽 초기부터 번진 각종 테러 위협에 7만명 이상의 대규모 무장 경호 인력을 장기간 써야 하는 상황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프랑스 정부가 기대했던 올림픽 경기특수도 지나치게 올라간 파리 숙박비와 물가로 인해 예상만큼 크지 않을 전망이다.
흑자 올림픽 발목 잡는 대규모 경호 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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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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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부가 목표로 세운 파리올림픽 경호비용은 3억4800만달러(약 4808억원)로 3만5000명의 경호 인력을 배치했을 때를 기준으로 세운 목표였다. 그러나 개막식 행사 경호에만 프랑스군과 경찰 5만5000여명, 사설경호원 2만여명 등 7만5000여명 이상이 동원됐다. 역대 최대규모 경호 인력이다.

올림픽 경호 비용은 미국에서 발생했던 2001년 9·11 테러를 기점으로 크게 늘었다. 2000 시드니올림픽 당시 경호 비용은 2억5000만달러 수준이었지만, 바로 다음 하계 올림픽인 2004 아테네올림픽에선 15억달러가 들어갔다. 파리올림픽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간 교전 등 2개 전쟁으로 테러 위협이 최고조로 올라간 시점에 개최된 만큼 9·11 테러 직후에 열린 2004 아테네올림픽 때 보다 더 많은 경호 비용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경호 비용과 별도로 파리올림픽 기간 사이버 테러를 막기 위한 사이버 보안 비용도 늘어나고 있다. IT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사이버 보안 방어비용으로 올해 8600만유로(약 1238억원)를 책정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2% 이상 비용이 늘어난 것이다.
파리올림픽 지출목표 '88억'달러…도심에 가건물로 경기장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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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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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통신에 따르면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당초 88억달러만 지출해 올림픽을 치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티켓판매와 관광 수입 등으로 116억달러의 수입을 올릴 경우, 지출 비용 88억달러를 뺀 약 30억달러 안팎의 순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경호 비용이 당초 예상한 것보다 3배~5배 급증하면, 기대했던 올림픽 개최 수익이 크게 줄거나 혹은 적자 전환할 위험성이 있다. 앞서 열렸던 도쿄올림픽도 개최 전 지출 목표액은 73억달러 수준이었지만, 폐막 이후 실제 들어갔던 비용은 200억~350억달러로 추산됐다. 목표치보다 2.7배에서 4.7배까지 비용이 늘어난 셈이다.

프랑스 정부가 건설비용 최소화를 위해 대부분의 경기장을 파리 외곽이 아닌 도심 한복판에 가건물로 설치하면서 경호 비용이 크게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매체인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파리올림픽은 경기 95% 이상을 기존 경기장을 그대로 활용하거나 파리 도심에 세운 가건물을 사용해 건설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며 "다만 인원 통제가 어려운 도심 전체가 경기장이 되면서 경호 인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파리 물가 급등에 떠나는 주민·관광객…항공사들 손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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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생드니에 위치한 2024 파리올림픽 한국 대표팀 숙소 내부 모습.[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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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올림픽 관광특수도 예상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림픽 기간 전후 파리의 숙박비와 물가가 전반적으로 폭등하면서 여름 관광객이 오히려 줄었기 때문이다.

CNBC에 따르면 프랑스 국적항공사인 에어프랑스는 올여름 파리 여행 수요 부진 탓에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억5000만~1억7000만유로(약 2250억~2551억원) 감소할 것을 예상했다. 에어프랑스측은 "파리를 오가는 항공 교통량이 다른 주요 유럽 도시보다 뒤처지고 있다"며 "파리에 대한 관심이 줄었을 뿐 아니라 국제시장에서 파리를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미국 델타항공사도 파리올림픽 영향으로 프랑스 여행객이 감소해 1억달러(약 1381억원) 규모의 이익 감소를 예상한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 인터뷰에서 "올림픽에 가는 것이 아니라면, 사람들은 파리에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숙박업계가 파리올림픽 특수를 노리고 숙박비를 올리면서 관광객들의 파리 여행 기피 현상이 심해졌다. 파리관광청에 따르면 7월 파리 시내 평균 호텔 요금은 342유로(약 51만원)로 전년동기대비 약 70% 이상 상승했다. 여행 가격 비교 웹사이트 트리바고의 추정치에서는 파리 숙박 요금 평균이 전년 대비 85% 상승했으며 일부 인기 지역은 2배 이상 급등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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