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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R의 칼날' 다가오는 코스피 … 美채권금리·나스닥만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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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침체 공포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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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한국 주식시장 급락 마감 후 열린 미국 증시가 또다시 크게 하락했다. 시장 전망에 못 미친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에 이어 실업률까지 올라가자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가 더욱 커지면서다.

5일 개장하는 코스피·코스닥 시장에도 이 같은 악재요인이 추가로 작용하면서 부담을 줄 전망이다. 당장 반등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밸류에이션으로 보면 매력적이지만 시장 금리와 나스닥 지수가 계속 하락한다면 기술적 반등도 단기간에 그칠 것이란 우려다.

이미 코스피의 밸류에이션은 과거에 비해 매우 낮아진 수준이다. 특히 코스피는 연중 최고점 대비 7.4% 하락해 미국 S&P500이 5.7% 하락한 것보다 더 많이 빠졌다. 코스닥 역시 엔화값 상승의 충격이 온 닛케이와 비슷하게 고점 대비 15%나 빠진 상황이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8배를 기록해, 2022년 9월 말(코스피 217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26일 2730까지 내려가면서 PER 9배가 깨진 이후 또다시 강한 조정을 겪으며 이미 지지선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도한 경기침체 우려와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도에 코스피는 딥밸류(초저평가) 국면에 진입했다"며 "현재 주가 수준에서 추격 매도의 실익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낙폭과대 상황이라도 시장금리 추가 하락이 나오면 경기침체 공포로 인한 변동성이 결국 증시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시각이 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금리 급락이 멈추는 것이 증시 반등의 선행조건이란 뜻이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 거시경제 지표가 예상치를 밑돌 때마다 채권가격이 오르고 이후에도 더 그런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게 되기 때문에 주식에서 채권으로 자금 이동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적으로는 주식과 채권의 수익률 격차는 평균적으로 3.2%포인트였는데, 올해는 9.6%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이처럼 주식 수익률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상황에서 채권 금리 하락은 계속 주식에서 채권으로 '머니 무브'를 촉진해 증시 반등은 어렵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9월부터 인하하는 것은 기정사실화돼 있더라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까지는 금리와 주가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경식 플레인바닐라투자자문 대표는 "엔캐리 청산 우려, 미국 대선 불확실성 등 증시의 악재가 남아 있는 상황이라 이른 시일 내 반등이 일어나기보다는 3분기 내 변동성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다행히 국내 상장사 이익 전망치가 꺾이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포지션 변경 없이 관망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동안 그간 증시 상승을 이끌어온 반도체나 기계보다 다른 업종들의 수익률이 올라가면서 주도주 교체가 나올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제시된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코스피가 하루에 3% 이상 하락했던 사례를 보면 3개월 정도 지난 후엔 급락 이전 수준으로 복귀한다"면서 "하락 국면에서 선방했던 업종이 회복 시에도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고 말했다. 헬스케어나 소프트웨어처럼 그동안 상승장에서 소외됐지만 실적 전망은 개선되고 있는 업종이 그 예다.

지난 2일 반도체 업종은 7.7% 하락하고 전력·인프라주 급락 영향으로 기계장비 업종도 3.8% 하락했다. 그러나 방송통신 업종은 0.3%, 미디어&엔터테인먼트는 0.9% 하락에 그쳤다. 엔터·게임주는 이날 하이브(3.14%)를 필두로 넷마블(2.05%), 에스엠(0.28%) 등이 오름세를 기록하면서 시장 대비 3~6%포인트 이상 초과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통신주도 시장 폭락과 대비되는 흐름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이 0.93% 올랐고, LG유플러스가 0.4%, KT가 0.26% 오르며 시장 대비 좋은 모습을 보였다. 통신주는 대표적으로 시장 대비 변동성이 작은 종목에 해당한다.

[김제림 기자 /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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