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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시승기] 4.5초 만에 시속 100km 돌파… ‘김민재의 車’ 아우디 SQ8 E-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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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현지 시각) 독일 뮌헨 국제공항. 출구를 빠져나오자 아우디 콘퍼런스 센터 앞에 주차된 파란색의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더 뉴 아우디 SQ8 E-트론’이 눈에 들어왔다. SQ8은 아우디 전기 SUV ‘Q8 E-트론’의 고성능 모델이다. Q8 E-트론은 독일 분데스리가(프로축구리그)의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는 김민재 선수가 애용하면서 ‘김민재의 차’로 불린다. 국내에는 지난 4월 출시됐다. SQ8 E-트론은 출·퇴근과 주말 가족을 위한 ‘패밀리카’ 용도로 사용하면서 동시에 고성능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날 SQ8 E-트론을 타고 뮌헨에서 아우디의 본사가 있는 독일 북부 잉골슈타트까지 약 70km를 주행해봤다. 시승 코스에는 일반 국도를 포함해 독일의 고속도로 ‘아우토반’이 포함됐다. 차량의 시동을 켜자, 헤드램프가 마치 윙크를 하듯 깜박이는 ‘웰컴 세레머니’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방향 표시등이 좌우로 움직이는 모습은 마치 1980년대 미국 드라마 ‘전격 Z작전’에서 등장했던 인공지능(AI) 자동차 ‘키트’를 보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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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8 e-트론을 타고 독일 고속도로 아우토반을 달리는 모습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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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8 E-트론의 첫 인상은 강렬했다. 차량 전면에는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이 하나로 연결되는 듯한 싱글 프레임 기법으로 강인한 느낌을 줬다. 특히 아우디를 상징하는 4개의 링 로고는 기존 크롬에서 친환경 페인팅으로 소재를 바꿨다. 또 볼륨감이 느껴졌던 기존 로고 대신 평평한 2D(2차원)로 검은색 배경과 흰색 줄로 표현됐다. 특히 로고 위위는 은은한 흰색 조명이 들어오면서 강렬한 인상을 더했다.

SQ8 E-트론의 가속페달을 밟자 전기차 특유의 속도감이 느껴졌다. 아우토반에 진입해 고속으로 달리자, 모터 3개에서 발생하는 출력이 그대로 느껴졌다. 변속기는 납작한 직사각형 형태로 마치 비행기 엔진 스로틀(엔진 출력을 조절해 속도를 제어) 손잡이를 연상케 했다. SQ8 E-트론은 전륜에 1개, 후륜에 2개 등 총 3개의 전기모터를 탑재했다. 특히 후륜 모터의 경우 코일의 개수를 12개에서 14개로 늘려 더 높은 토크를 발휘한다. 차량 후면에는 고속에서 다운포스(아래로 누르려는 힘)를 높이기 위한 스포일러가 탑재됐다.

SQ8 E-트론은 최대출력 503마력(370kW)과 99.24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실제로 Q8 E-트론은 공차 중량이 2790㎏에 달하는 준대형 전기 SUV지만 주행할 때는 묵직한 전기차보다는 경쾌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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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8 e-트론의 후면 모습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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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8 E-트론은 또 하나의 특징은 정숙성이다. 시속 180km의 속도에서도 동승자와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할 만큼 엔진음은 물론, 풍절음 등 소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강력한 주행 성능만큼이나 브레이크 성능도 놀라웠다. 아우디 관계자는 “SQ8 E-트론에는 세계 최초로 전기 유압식 통합 브레이크 시스템 기술을 사용해 이질감 없이 제동력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기존 모델 대비 제동거리를 20% 단축했다”라고 말했다.

운전자마다 개인 차이가 있지만, 반응성이 좋은 전기차를 탈 때 울컥거림으로 멀미를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다. 하지만 SQ8 E-트론은 스포츠 모드로 놓고 가속페달을 밟더라도 미세한 시차가 있어 울컥거림 없이 부드럽게 가속되는 느낌이 들었다. 아우디 관계자는 “가속페달과 모터의 반응 시간도 여러 실험을 거처 편안한 운전이 가능하도록 아우디만의 알고리즘 기술을 담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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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의 김민재(왼쪽부터), 토마스 뮐러, 콘라트 라이머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IFC몰에서 열린 '아우디 써머투어 2024'에서 '더 뉴 아우디 Q8 e-트론'을 공개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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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국도의 경우, 마을을 지날 때면 올록볼록한 돌이 모여있는 노면을 만날 수 있다. SQ8 E-트론은 차체의 흔들림이 크게 의식되지 않았다. 차량에는 적응형 에어 서스펜션이 기본으로 장착됐다. 주행상황에 따라 전고를 최대 76mm 조절할 수 있다. 또 새로운 일렉트로닉 스태빌리티 컨트롤(ESC)을 통해, 좁은 코너에서의 주행성이 향상됐다.

다만 배터리 성능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SQ8 E-트론의 배터리 용량은 기존 차량(97kW)보다 늘어난 114kWh이지만, 1회 충전으로 갈 수 있는 주행가능거리는 도심에서 297km, 고속도로에서는 310km 수준이다. 서울에서 부산을 충전 없이 한번에 가기는 부담스런 수준이다. 충전 시간은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31분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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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8 E-트론 실내 모습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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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SQ8 E-트론은 훌륭한 승차감과 정숙성, 고성능 사양을 가진 전기 SUV가 맞다. 다만 1억5460만원(국내출고가)이라는 고가의 가격을 고려한다면 내연기관 차량은 물론, 메르세데스 벤츠나 BMW, 테슬라 등 고민할 수 있는 전기차 경쟁 모델이 많다. 또 실내공간을 가늠할 수 있는 휠베이스를 보면 SQ8 E-트론은 2928mm다. 경쟁 차량인 BMW iX x드라이브50(3000mm), 메르세데스벤츠 EQE SUV AMG 43 4MATIC(3030mm)에 비해 짧다는 아쉬움도 있다.

특히 SQ8 E-트론은 기존 Q8의 플랫폼을 사용했다. 아우디폭스바겐 그룹이 프리미엄 전기차를 위해 개발한 ‘PPE’(Premium Platform Electric)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은 구매를 망설이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엄청난 고성능이 필요하지 않는 소비자라면 상대적으로 저렴(1억2460만원~1억3560만원)한 Q8 E-트론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잉골슈타트(독일)=박성우 기자(foxp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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