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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韓 증시 폭락에 국민연금 주식 평가액 19조원 감소… 목표 수익 달성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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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서울 중구 국민연금 종로중구지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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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본시장 큰손인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평가액이 19조원 가까이 줄었다. 코스피가 2일 3.65% 내린 데 이어 5일 8.77% 급락하며 이틀 새 12% 넘게 내리면서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대형주 주가가 모두 내리며 2777.68이었던 코스피는 2400선으로 떨어졌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 대량 보유 중인 284개 종목 주식 평가액은 134조172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일 평가액 합계가 153조769억원과 이었던 것과 비교해 이틀 새 18조9049억원 감소했다. 작년 말(141조5316억원) 대비로는 7조3596억원 감소했다.

미국의 경기 침체 전망과 중동 확전 가능성에 직격탄을 맞은 ‘패닉셀(공황 매도)’이 국민연금의 주식 평가액 감소로 이어졌다. 특히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2일 8449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데 이어 전날 1조5198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이틀 동안 2조3647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패닉셀은 시장에 갑작스러운 악재가 끼면 투자자들은 투자원금 이상의 어마어마한 손해를 볼지도 모른다는 미지의 공포에 휩싸여 가진 주식·채권 등을 팔게 되고, 이는 다른 투자자들로 하여금 연속적인 매도를 촉발시켜 급격한 하락장을 만드는 것을 일컫는다.

특히 대형주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 국민연금의 주식 평가액 감소로 이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날에만 각각 10.30%, 9.87% 주가가 하락했는데, 국민연금의 해당 주식 평가액도 5조3660억원, 2조1397억원씩 줄었다. 현대차 보유 주식 평가액도 4906억원 감소했다.

시장에선 국민연금의 올해 기금운용 목표 수익률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패닉셀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와 S&P500 지수는 2년 만에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최근 낙폭이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실업률 상승에 따른 고용 침체 우려, 엔비디아 등 빅테크 부진,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에 따른 엔 캐리 청산 리스크, 아시아 증시 급락 등 지수 하락 원인은 다양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 상황을 2008년 금융위기 또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코로나19) 확산기처럼 시스템이 붕괴하는 악재에 직면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극단적인 경기 침체에 따른 불안심리가 투매를 촉발한 것으로 해석한다”고 지적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 정도까지 빠져야 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가격 급락은 폭력적인 것 그 이상”이라며 “이제 바닥이 어딜까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 (전날의 폭락으로) 코스피나 코스닥 지수대는 어지간한 악재들은 다 반영한 수준이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배동주 기자(dont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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