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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부통령 안됐지만 사랑은 쟁취… 美의원, 환갑 앞두고 첫 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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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스콧 상원의원, 3일 사우스캐롤라이나서 결혼

대선 경선 출마했다 트럼프 지지… 부통령 후보 경합

공화당 거물 총집결, 트럼프도 “행복한 미래” 축하

조선일보

팀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오른쪽)과 배우자 민디 노스. /X(옛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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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는 지난 30년 동안 거의 매주 아내를 위해 기도해 왔다. 20대 후반부터 시작된 기도는 40대가 되며 더욱 절실해졌다. 시간이 흘러도 삶에 큰 변화가 없자 하나님이 자신의 간곡한 목소리를 들으시는지 의문을 품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58세의 나이에 마침내 기도에 응답하셨다.”

지난 3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마운트 플레즌트에 있는 씨코스트교회 예배당에서 팀 스콧(58) 공화당 상원의원과 인테리어 디자이너 민디 노스(47)의 결혼식이 열렸다. ‘현직 상원의원의 결혼식’이란 흔치 않은 이벤트에 케빈 매카시 전 연방 하원의장, 당내 서열 2위인 존 튠 원내 수석부대표, 린지 그레이엄·제임스 랭크포드·존 바라소 상원의원 등 공화당 거물들이 두루 집결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소셜미디어에서 “나의 오랜 친구 스콧과 아름다운 신부 민디를 축하한다”며 “완벽한 미래와 신의 축복이 있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지역 언론들은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현직 상원의원의 결혼식은 50년 만에 처음”이라고 했다.

스콧은 2014년 보궐선거를 통해 상원에 입성, 3선을 했다. 남북전쟁 직후인 이른바 ‘재건 시대’ 이후 남부 지역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처음 상원의원에 당선된 상징성을 갖고 있다. 지난해 5월 대선 출마를 선언했지만, 큰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6개월 만에 사퇴했다. 이후 트럼프를 지지했는데 이는 스콧의 지역구인 사우스캐롤라이나가 홈그라운드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에게 적잖은 타격을 줬다. 트럼프는 헤일리가 두 차례 주지사를 지낸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큰 승리를 거뒀는데, 이런 배경과 함께 스콧이 트럼프를 보완할 수 있는 ‘흑인 남성’이란 점 때문에 유력한 러닝메이트로 거론돼왔다. 스콧 본인도 고액 기부자를 상대로 한 펀드레이징(선거자금 모금)에 열을 올렸지만 J.D 밴스 상원의원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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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뒤쪽)과 팀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 스콧은 부통령 후보가 되지 못했지만, 트럼프가 재집권 할 경우 내각 장관 후보로 거론된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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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은 결혼식 전날 지역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사랑에 대한 어려운 진리를 깨닫는 데 시간이 걸렸다” “지금까지 결혼하지 않은 것이 내게 큰 축복 중 하나였던 것 같다”며 신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결혼식 전날의 감정에 대해 “나는 마치 사탕 가게에 온 아이와 같다”고도 했다. 두 사람은 성경 읽기와 피클볼을 통해 가까워졌고 2022년 말부터 교제를 시작했다. 처음엔 스콧이 “연애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소극적이었지만, 친구의 권유와 함께 노스의 사진을 본 뒤 마음을 바꿨다고 한다. 스콧은 경선 낙마 2개월 만인 올해 1월 키아와섬에서 무릎을 꿇고 노스에게 청혼을 했다. 그의 결혼 소식이 미 정가에서 소소한 화제거리였는데, 트럼프가 유세 중 이를 언급하며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말하는 일도 있었다.

이날 결혼식 주례는 지난해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던 스콧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그렉 서랏 목사가 봤다. 서랏 목사는 “이제 둘은 더 이상 둘이 아니요, 한 몸이다”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이제 아무도 나누지 못할 것이다”라는 마태복음 19장 6절을 인용했다. 스콧은 결혼식 이후 소셜미디어에서 “오늘 밤 우리는 남은 평생 동안 서로와 우리의 결혼 생활을 소중히 여기고 가꾸어 나가기로 약속했다”며 “나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로 만들어준 당신을 사랑한다”고 했다. 트럼프가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스콧은 내각 장관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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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씨코스트교회 예배당에서 팀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의 결혼식이 열리고 있다. /X(옛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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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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