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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펠프스, 中 수영 선수들 저격..."금지약물 양성반응이면 평생 출전금지 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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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선수들, 도쿄·파리 올림픽 출전해선 안 돼"
WADA 등 中 선수들 양성반응 알고도 공개 안 해
한국일보

마이클 펠프스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에서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기에 앞서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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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가 금지약물에 양성 반응을 보인 선수에게는 "평생 출전 금지" 조치가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수영 선수 20여 명이 금지약물에 양성 반응을 보였지만 아무런 처벌 없이 올림픽에 참가한 것에 대한 강력한 입장 표명이다.

6일(한국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펠프스는 "양성 반응이 나오면 다시 돌아와 경쟁하는 것은 절대 허락되지 않아야 한다. 한 번하면 끝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펠프스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2024 파리 올림픽에 참가한 중국 수영 선수들 때문이다. 세계도핑방지기구(WADA)와 세계수영연맹(WA)은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수영 선수 23명이 금지약물에 양성 반응을 보인 것을 확인했지만 이들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WADA는 중국 선수들이 호텔에서 오염된 음식을 통해 금지약물을 섭취했다는 중국 측의 설명을 받아들였고, WA도 그 결정에 동의했다.

이들 기관은 결과에 대한 언론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비밀을 유지했다. 결국 지난 4월 뉴욕타임스와 독일 방송 ARD가 중국 수영 선수들에 대한 내용을 보도했고, 심지어 뉴욕타임스는 23명의 중국 선수 중 3명은 이전에 다른 금지약물에 양성 반응을 보인 적이 있다고 폭로했으나 이들에 대한 처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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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영대표팀의 쉬자위, 친하이양, 쑨자쥔, 판잔러가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랑데팡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혼계영 4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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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23명 중 11명의 중국 선수가 이번 파리 올림픽에 출전했다는 점이다. 심지어 이들 중 9명은 금메달을 포함해 메달을 획득했다. 영국 수영 선수 애덤 피티는 5일 남자 혼계영 400m 결승을 마친 뒤 중국 선수들을 저격했다. 피티는 "스포츠에서 가장 좋아하는 말은 공정하게 이기지 못하면 이기는 게 의미가 없다는 말"이라며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금지약물에 손을 댄다면 그것은 진정한 승리가 아니다. 두 번이나 오염을 당했다면 스포츠계를 떠나야 한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중국 선수들이 도쿄와 파리 대회에 모두 출전한 것을 두고 '오염'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러면서 피티는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던 중국의 친하이양과 쑨자쥔을 거론했다. 두 선수는 이 종목에서 중국의 첫 금메달을 안겼고, 영국은 4위에 그쳤다. 피티는 "너무 고통스럽기 때문에 이제는 물러나야 할 것 같다"고 은퇴를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이어 "시스템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더 엄격해질 필요가 있으며, 속임수를 쓰는 건 사기"라고 피력했다.

펠프스는 피티의 발언에 공감했다. 펠프스는 "양성 반응을 보인 중국 선수들은 도쿄나 파리 대회에 출전해서는 안 됐다"며 "모두가 똑같은 검사를 받지 않는다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스포츠가 공정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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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시절의 마이클 펠프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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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프스는 현역 시절 추가로 약물 검사를 받았던 사실을 공개했다. 펠프스는 2008 베이징 올림픽 8관왕에 오르는 등 올림픽에서 통산 2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명실상부한 수영계 레전드다. 하지만 그의 엄청난 실력과 성적에 의심의 눈총을 겨누는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중국 수영 선수들은 양성 반응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펠프스를 거론해 도마에 올랐다.

펠프스는 이에 "2008 베이징 대회를 앞두고 실제로 추가로 약물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내 경력 내내 나를 사기꾼이라고 불렀다"며 "매주 더 많은 검사를 받았다. 혈액과 소변 검사를 받았는데, 내가 속임수를 쓰지 않고 깨끗하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정직한 방식으로 올림픽 금메달 23개를 땄다"고 덧붙였다.

펠프스는 또한 현역 시절 경쟁자들 중 도핑이 의심되는 선수들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펠프스는 "5번의 올림픽을 참가하면서 경쟁자 중 일부가 도핑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며 "나는 공정한 경기장에서 경쟁한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 4년을 노력한 선수들이 부정행위를 저지른 이들에게 기회를 빼앗기는 것을 보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며 "옳지 않은 일이다. 나는 앞으로도 그것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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