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0 (화)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슬픔 아닌 축하'…디스코·스타워즈 테마 등 바뀌는 영국 장례식[통신One]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장례지도사 80% 이상 "컬러풀한 드레스코드 요청 받아봤다"

마차·이층 버스 운구차 등장…"장례식 스트리밍 서비스 일반화 될 것"

뉴스1

2024년 8월 발간된 '코옵(Co-op) 장례상조'의 장례 동향 보고서 발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의 장례 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종교적 색채를 띠는 기존의 예배 형식보다는 고인이 살아왔던 삶의 여정에 박수를 보내고 유가족과 조문객들 모두가 즐기는 형태로 바뀌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최대 규모의 장례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옵(Co-op) 장례상조는 6일(현지시간) '2024년 장례 문화의 진화'를 주제로 한 동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5년동안 약 50만 건에 달하는 장례식 서비스를 진행한 코옵(Co-op) 장례상조의 주요 비즈니스 데이터와 영국 전역 4000명 고객의 견해를 바탕으로 최신 장례 문화와 동향을 설명한다.

지난 2019년에는 고객 응답자 가운데 58%만이 "장례식이 고인의 삶을 축하하는 행사가 되고 있다"고 답했다. 5년이 지난 올해 기준으로는 응답자 가운데 3분의 2를 넘는 68%가 "장례식이 조용하고 침울한 행사가 아닌 축하하는 분위기로 진행되고 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장례식 테마도 다양해지고 있다. 디스코를 테마로 디제이(DJ)를 초청하는 장례식이 있는가 하면 조문객들이 모두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참석해야 하는 장례식도 있었다.

이외에도 장난감 레고(Lego)를 테마로 한 장례식, 조문객들이 영화 '마블' 시리즈에 등장하는 영웅처럼 코스튬 의상을 차려입고 참석하는 장례식, 바이킹을 테마로 한 장례식, 18인조 스윙밴드를 초청한 장례식 등이 사례로 나왔다.

고인의 시신을 운반하는 영구차도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 5년동안 고객들의 의뢰로 진행했던 장례식 가운데 독특했던 사례를 분석한 결과 말들이 마차에 실린 관을 끌고 간 사례, 이층버스로된 영구차, 호피 무늬로 코팅된 영구차, 트랙터 등 기발한 영구차들이 등장했다.

고인을 모시는 관을 제작하는 형태도 가지각색이었다. 수조(Fish tank) 형태로 제작된 관이 있는가 하면 영국의 인기 드라마 '닥터후' 시리즈에서 주인공이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 때 타임머신처럼 사용했던 타티스(Tartis)를 고인의 관으로 제작해달라는 요청도 코옵(Co-op) 장례상조에 접수됐다.

심지어 조문객들이 '롤링 페이퍼'처럼 고인에게 한 마디씩 쓸 수 있도록 마분지(Cardboard)로 된 관을 요청해 진행한 사례도 있었다.

조문객들의 복장 색상도 다채로워지고 있다. 코옵(Co-op) 장례상조에서 근무하는 장례지도사 가운데 82%가 "장례식에 검은색 옷을 입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는 사람들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영국에서는 여전히 검은색 옷을 입고 장례식에 참석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나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조문객들은 밝은 옷을 입길 원한다"고 말한 설문조사 응답자 비율이 23%에 달했다.

코옵(Co-op) 장례상조가 지난 2023년 한 해동안 영국에서 치러진 장례식 9만3000건을 분석했더니 장례식에서 가장 많이 재생된 음악은 사라 브라이트만과 안드레아 보첼리가 부른 '타임 투 세이 굿바이(Time to say good bye)' 였다.

2위에는 프랭크 시나트라의 명곡 '마이 웨이(My way)', 3위에는 에드 시런의 '수퍼마켓 플라워(Supermarket flower)'가 올랐다.

해당 보고서는 앞으로 장례식 절차에 소셜미디어(SNS)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장례식에서 셀카를 찍는 것도 자연스러운 문화로 받아들여지고 향후 몇 년 안에 장례식을 생중계로 내보내는 스트리밍 서비스도 대중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장례지도사 가운데 98%가 고객으로부터 '장례식을 스트리밍으로 중계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tigeraugen.cho@gmail.com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