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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중국 반도체 장비업체 AMEC, 미 국방부 대상 제재 무효 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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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사진=중국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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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램리서치로 불리는 식각 장비업체 AMEC가 미국 국방부를 대상으로 제재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미 국방부는 인민해방군과의 연계를 이유로 AMEC를 제재리스트에 올렸다.

16일 중국 제일재경,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반도체 장비업체 중웨이반도체(AMEC)가 미국 법원에 미 국방부를 대상으로 제재 무효 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 31일 미국 국방부는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1260H조에 의거해, AMEC를 중국 군사기업(CMC·Chinese Military Companies) 목록에 추가했다.

미 국방부는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계된 기업을 CMC 목록으로 관리하며 이 목록에 포함된 기업은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AMEC는 미 국방부가 자사를 CMC 목록에 추가함으로써 회사의 사업과 명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AMEC의 소송 서류에 따르면, AMEC의 추가 정보 요구에 미 국방부는 AMEC가 중국 공업정보화부로부터 상을 받은 사실을 근거로 들며 CMC 목록 포함을 정당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AMEC는 미 국방부의 CMC 목록에 포함된 기업 중 이를 뒤집으려 시도하는 가장 최근의 중국 기업이 됐다. 2021년 샤오미가 CMC 목록에 포함된 후 미 국방부를 상대로 제소했으며 미국 법원이 샤오미의 편을 들면서 샤오미는 해당 목록에서 해제됐다.

지난 1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중국 라이다(LiDAR) 업체 허사이를 CMC 목록에서 제외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사이는 지난달 미국 워싱턴 연방법원에 약식 판결을 요청했으며 9월 심리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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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C의 플라즈마 에칭 장비/사진=AME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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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C는 중국의 증착·식각장비 업체 나우라테크놀러지에 이은 중국 2위 반도체 장비업체로써 중국 반도체 자립을 위한 핵심 기업 중 하나다. 16일 기준 AMEC의 시가총액은 약 909억위안(약 17조2700억원)에 달한다.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 램서치 등 글로벌 '탑5' 반도체 장비 업체와 경쟁하는 AMEC는 최근 사업보고서에서 자사 장비가 5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에 사용된다고 밝혔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앞선 반도체 양산 기술인 3나노공정 대비 불과 한 세대 뒤진 공정이다.

블룸버그 공급망 데이터에 따르면 AMEC는 화웨이가 설계한 칩을 생산하는 중국 파운드리업체 SMIC뿐 아니라 대만 TSMC에도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AMEC는 소송에서 회사 경영진이 미국인인 사실도 강조했다. 창업자겸 회장인 인즈야오(80)는 중국 베이징 출신으로 미국 UCLA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실리콘밸리에서 인텔, 램리서치, AMAT에서 일하다가 2004년 60세의 나이에 귀국해 맨손으로 AMEC를 설립한 인물이다. 인즈야오 회장은 2021년 사업보고서에서 미국 국적을 가진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인즈야오 회장은 "미국 국방부가 다시 한번 AMEC를 CMC 목록에 올린 것에 큰 충격을 받았고 이 결정에는 근거가 없다"면서 "법원이 공정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믿으며, 분쟁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미국 국방부와 지속적으로 소통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AMEC는 2021년에도 중국공산당군사기업 목록에 포함됐으나 해명을 통해 목록에서 제외된 바 있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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