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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이재명 대표는 됐고, 관심은 정봉주·전현희”…명팔이·살인자 발언 전대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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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명팔이 척결’ 발언에 순위 하락
강성 당원 반발 “정봉주 밀어내자”
전현희 “김건희 살인자” 발언에는
“최고위에서 뵙고 싶다” 응원글


매일경제

더불어민주당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가 지난 1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이재명팔이’ 세력에 대한 문제의식과 대응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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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 레이스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5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경선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재명팔이 척결”을 외친 정봉주 후보와 “김건희 살인자”라고 발언한 전현희 후보가 논란이 되면서 전당대회 막판 변수로 작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18일 민주당에 따르면 기준 누적 득표율 2위를 차지하던 정 후보는 ‘명팔이 척결’ 발언 논란 이후 17일 기준 3위(14.17%)로 하락했다. 특히 17일 치러진 서울 지역 경선 결과 정 후보는 1만3379표를 얻은 8.61%로 6위를 기록했다. 지난 주말 대전·세종 경선까지는 3위 자리를 유지했는데, 논란 이후 순위가 급하락한 것이다.

정 후보는 최근 ‘이재명 뒷담화 논란’에 휩싸이자 기자회견을 열어 “통합을 저해하는 당 내부의 암 덩어리인 ‘명팔이’를 잘라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강성 당원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정 후보는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내가 이재명의 복심이네’하면서 실세 놀이하는 몇몇 극소수 인사들, 한 줌도 안 되는 인사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었다”며 “이재명 팔이 무리들이 이재명 후보를 망치고 있다”고 적었다.

정 후보는 “선출직 최고위원으로서 할 말은 하는 정봉주 같은 최고위원 한 명쯤은 있어야 당이 균형있게 발전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이재명 팔이’ 척결이라는 당내 혁신을 최우선으로 처리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던 정 후보가 갑작스레 친명세력을 비판하며 태도를 전환한 이유는 아직 투표하지 않은 비명(비이재명) 성향의 권리당원과 일반 국민들의 표를 공략한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최근 MBC 라디오에서 정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관계에 대해 “사이가 매우 좋고 서로 말을 편하게 하는 사이”라며 “(정 후보가)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30% 남아 있기 때문에 그걸 염두에 둔 전략적인 고려”라고 말했다.

다만 친명 지지자들의 반발은 끊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 당원 게시판 ‘블루웨이브’와 이 후보 팬카페 ‘재명이의 마을’ 등 강성 당원 커뮤니티에는 “정봉주 탈락을 위한 전략적 투표”, “투표 잘해서 정봉주를 5위로 밀어내자”, “정봉주를 제명·출당시켜라”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매일경제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지난 14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와 관련한 청문회에서 권익위원회 고위 간부 사망과 관련한 의사진행발언을 하던 중 발언에 대해 항의하는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반면 전현희 후보를 향해서는 “전현희 힘내라”, “끝까지 응원하며 최고위에서 뵙고싶다”, “너무 속시원했다, 전현희 파이팅” 등의 응원하는 반응이 쏟아졌다.

전 후보는 최근 발생한 국민권익위원회 간부 사망 사건과 관련해 지난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김영철 검사 탄핵소추 사건 조사 청문회에서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과 말다툼을 하다가 “김건희 여사는 살인자다. 김건희(여사와) 윤석열(대통령이) 국장을 죽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전 후보의 사과를 요구하며 국회의원직 제명에 나섰고, 대통령실에서도 전 후보를 향해 “국민과 대통령 내외에 공개적으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곳곳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국민들 보시기에 거슬리고 불쾌하셨다 생각되면 참으로 유감”이라고 했다.

다만 전 후보는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과 재명이네 마을에 “송 의원이 고인의 죽음이 마치 제게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소리를 질렀다”며 “저에 대한 모욕이나 누명은 참을 수 있으나 강직했던 고인의 명예를 그런 식으로 매도하는 것은 도저히 참기가 어려웠다”고 적었다. 사실상 사과를 거부한 것이다.

이에 정치권 안팎에선 전 후보의 발언도 최고위원 경선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을 뽑는데, 청문회 발언 전까지 전 후보와 이언주 후보의 5위 다툼이 단 0.02%포인트 차이 날 정도로 치열했기 때문이다.

17일 치러진 서울 지역 경선에서는 2만7032표를 얻어 17.40% 득표율로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20.88%를 얻은 김민석 후보, 3위는 김병주 15.34%, 4위 한준호 14.25%, 5위 이언주 10.90% 6위 정봉주 8.61%, 7위 민형배 7.48%, 8위 강선우 5.13% 후보 순이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전당대회 초반에는 전 후보가 나름 상위권에 있었는데 (누적득표율) 순위가 내려갔다. 이언주 후보와 접전을 벌였다”며 “아무래도 이번 발언으로 지지층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에게도 눈길을 확 끌지 않았겠나”라고 했다.

민주당 당규 ‘제4호(당직 선출 규정) 66조’에 따라 최고위원 득표율 상위 5명 중 여성이 없는 경우 ‘5위 후보자’ 대신 여성 후보자 중 가장 득표율이 높은 후보가 최고위원이 된다. 이에 따라 전 후보와 이 후보 중 한 명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 누적 득표율은 김민석(18.63%)·김병주(14.30%)·정봉주(14.17%)·한준호(13.78%)·전현희(12.75%)·이언주(11.43%)·민형배(9.90%)·강선우(5.05%) 후보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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