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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금장식에 다이아까지 박혔네…집 앞 편의점서 '5억짜리 추석선물' 산다 [럭셔리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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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비싼 추석 선물세트

다이아몬드 박힌 위스키 5억원

디깅 소비 확산…수천만원 위스키 완판

다음달 추석을 앞두고 수천만 원짜리 명절 선물세트가 쏟아지고 있다. 일부 유통 채널에서는 서울에 있는 소형 아파트 가격 수준의 초고가 선물까지 등장,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희귀하고 값진 선물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자신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분야에서 지갑을 활짝 여는 '디깅 소비'가 확산하면서 초고가 선물세트가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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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유통업계에서 출시한 추석 선물 세트 중 가장 비싼 가격대는 5억원이다. 서울에서 작은 평수의 구축 아파트를 구할 수 있는 금액이다. 5억원대 선물 세트를 내놓은 곳은 편의점 GS25와 CU이다. GS25와 CU가 선보인 제품은 '윈저 다이아몬드 주빌리(700mL)'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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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은 디아지오코리아가 본사의 지원을 받아 2008년 1억4000만원(당시 물가)을 들여 12병만 생산한 제품이다. 병의 앞면 위쪽에 18K 금장식과 0.5캐럿의 다이아몬드가 박힌 것이 특징이다. 영국 왕실에 납품하는 '로열 로크나'가 글레뉴리 로열 양조장의 희귀 원액을 블렌딩해 최고 품질로 만들어진 위스키다. 현재는 해당 양조장이 문을 닫으면서 희소성은 더 커졌다. 1잔(40㎖ 기준)당 가격은 약 2900만원.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 판매 가격은 3억원이었지만, 15년이 지난 현재는 가격이 2억원(66%) 더 올랐다. 물가 상승과 희소성에 대한 가치가 높게 부여되면서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백화점도 억단위 선물 세트를 내놓았다. 신세계백화점은 프리미엄 싱글몰트(단일증류소) 위스키 맥캘란의 '더 레드 컬렉션 78년'을 선보였다. 이 선물세트의 가격은 2억4000만원. 백화점 업계가 출시한 선물 세트 중 가장 비싸다. 한 잔당 가격은 1372만원이다. 맥캘란의 레드 컬렉션은 맥캘란의 상징인 빨간색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한정판 제품이다. 40년, 50년, 60년, 71년, 74년, 78년으로 구성돼 있는데 78년은 맥캘란이 현재까지 출시한 제품 중 가장 오래된 제품에 속한다. 2년 전 시중 판매 가격은 1억8000만원대였지만 가치가 높아지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현대백화점은 1억원짜리 와인 '샤토 라투르 버티컬 컬렉션'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현대백화점은 매년 명절마다 1억원 안팎의 선물을 준비했다. 지난해 추석에는 마담 르루아 그랑 크뤼 컬렉션 와인 3병을 1억4900만원에 판매했고, 올해 설에도 글렌피딕 50년산을 8500만원에 내놓았다. 이번에 선보인 샤토 라투르는 1등급 포도원(그랑 크뤼) 5대 샤토(보르도 지방 포도주 양조장)에서 나온 보르도 와인이다. 24병이 한 세트로 한 병당 가격은 416만원 정도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초고가 선물로 위스키 '로얄살루트'의 찰스 3세 대관식 에디션을 내놓았다. 가격은 3600만원으로 전 세계적으로 총 500병만 생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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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저 다이아몬드 주빌리.[사진제공=GS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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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원대의 명절선물은 구매력이 큰 소비자들을 겨냥한 것이다. 희귀하고 값진 선물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백화점은 고액을 소비하는 충성고객층의 수요에 맞춰 명절마다 전 세계에 한정판 제품이나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초프리미엄급의 선물을 찾아 선보여왔다.

편의점 업계가 최근 고가의 선물세트를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가성비부터 고가의 이색선물까지 구색을 갖춰 집 근처에서 편리하게 선물을 고를 수 있는 데다, 편의점 매출이 백화점 매출을 추월하면서 편의점의 제품 소싱 역량도 올라간 것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명절에 백화점 등에서만 구매 가능한 상품을 집 앞 편의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며 "가격대의 스펙트럼은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디깅 소비의 확산도 고가 선물세트 시장에 영향을 줬다. 디깅 소비는 자신이 선호하는 분야를 '파고드는(Digging)' 행위가 소비로 연결되는 현상이다. 이른바 '덕후'가 늘어나면서 자신이 갖고 싶지만, 구하기 힘든 제품이 명절선물로 출시되면 고가의 가격에도 구매하는 것이다. 이런 희귀템들은 시간이 지나면 가격도 오르는 경우가 많아 재테크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들 고가의 선물세트는 대부분 수천만 원대가 팔려나가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추석에 준비한 '야마자키 하쿠슈 한정판 셀렉션'(1500만원), '리차드 헤네시'(1330만원)' 등은 해당 기간에 판매가 이뤄졌다. 지난해 추석 편의점 CU가 판매한 '더 글렌 그란트 60년산'(3400만원), '더 글렌 캐런' (3400만원), '꼬냑 프라팡 꾸베 라블레' (2850만원) 등도 5세트가 팔렸다.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준비한 '프레스티지 암소 넘버 나인 명품 선물'(300만원) 100세트 한정 제품과 신세계백화점의 '5스타 한우(마블링 등급 8~9등급)'(250만원) 등은 완판을 기록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법인 고객들은 명절 때가 되면 상품권을 많이 찾곤 하는데, 일부는 높은 가격대의 선물을 보려는 모습도 있다"며 "개인의 경우 희귀한 제품들이 많기 때문에 소장용으로 구매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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