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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격’과 ‘열세’ 사이 우크라이나···젤렌스키 “무기 제한 풀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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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국경 지대에서 군용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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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본토에서 진격을 이어가는 우크라이나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선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두 전선에서 전투가 날로 격해지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장거리 미사일 사용 제한을 풀어달라고 서방에 재차 촉구하고 나섰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전날 로켓과 포탄 포격 결과로 (러시아 접경지역) 쿠르스크주 세임강의 세 번째 다리가 손상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앞서 세임강 글루시코보와 즈반노예 마을 근처 다리 2개를 파괴한 데 이어 마지막 남은 다리까지 파괴한 것이다.

    이에 따라 세임강 남쪽 국경지대의 러시아군은 보급로가 끊긴 채 우크라이나군에 포위될 위기에 처했다.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은 광활한 평원 지대에서 상대방을 포위해 격멸하는 전술에 의존해왔다. 러시아에선 이런 포위 작전을 ‘가마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러시아군이 강을 넘어 후퇴한다면 우크라이나군은 세임강을 방벽 삼아 러시아의 역공을 비교적 쉽게 막아낼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된다는 분석도 있다. NYT는 우크라이나군은 이를 토대로 수자에 이어 글루시코보 마을을 다음 점령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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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의 공습으로 파괴된 글루시코보 마을 근처 다리의 위성사진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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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군은 ‘완충지대 조성’을 목적으로 꾸준히 러시아 본토 내로 진격하고 있지만 전략적으로 성공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당장 러시아 본토를 타격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전선의 러시아군 전력을 흩트려 놓으려는 우크라이나의 시도는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도네츠크의 토레츠크와 포크로우스크 지역의 전투가 더욱 격해지면서 19일 하루 동안 69차례 교전이 벌어졌다. 러시아군이 포크로우스크 외곽 10㎞까지 진격하자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 마을에 강제 대피 명령을 내렸다. 동부 주요 도로가 교차하는 물류 중심지 포크로우스크는 도네츠크 전선에서 중요한 병참 요지로 꼽힌다.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지역 급습 이후 이들 지역에선 오히려 러시아군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러시아 영토 및 포로를 카드로 협상에 나서는 일도 녹록지 않은 모양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이날 현지 로시야1 방송과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쿠르스크 지역에 대한 공격이 시작된 후 우크라이나와 어떤 대화도 불가능하다는 점을 매우 분명하게 말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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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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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는 이런 상황에서 서방이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을 러시아 본토 공격 용도로 쓰게 해달라고 연일 촉구 중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 파트너들이 러시아 영토 내 장거리 무기 사용 제한을 해제한다면 쿠르스크 지역에 진입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를 위한 용감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쿠르스크 진격으로 ‘레드라인’을 넘으면 보복하겠다는 러시아의 위협이 허풍에 불과하단 것이 드러났다고 했다. 쿠르스크 급습 후에도 러시아가 크게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그동안 서방을 향해 ‘보복 공격을 피하려면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고 강조해 온 러시아의 주장이 사실상 무의미해진 게 아니냐는 뜻이다.

    미국은 조만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사지원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미 매체 폴리티코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JASSM)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영국 키어 스타머 정부는 여전히 방어 목적을 위한 군사 지원만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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