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코로나19 유행이 다음주께 정점을 찍고 사그라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확산이 코로나19가 팬데믹(대유행)에서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되는 과정이라 보고 위기 단계 상향 조정 없이 현행 의료체계하에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고령층의 치명률은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당초 계획보다 코로나19 치료제를 더 빨리, 더 많이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사진)은 21일 코로나19 대책반 브리핑을 열고 "이번 유행은 거리 두기를 재개하거나 위기 단계를 올리면서 대응해야 하는 수준은 아니고 현행 의료체계 내에서 관리 가능하다"며 "다음주쯤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하는데 실제 발생 규모는 예상보다 다소 작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병원급 의료기관 220곳 기준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7월 셋째 주 226명에서 이달 둘째 주 1366명으로 6배가량 늘었다. 이번 유행은 지난겨울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65세 이상 기준 41.3%로 낮았던 점, 면역 회피 능력이 강한 신규 변이 'KP.3'의 점유율이 높아진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지 청장은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환기 부족, 휴가철 이동 증가 등도 작용했다"며 "다만 국내외 기관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KP.3의 중증도와 치명률은 이전 코로나19나 오미크론 계열 변이주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 유행 추세를 미뤄봤을 때 이달 말까지 예년과 비슷한 규모로 환자 수가 정점을 찍은 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8월 둘째 주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4만9000명이었다. 지 청장은 "현재 유행은 과거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위기 상황이 아닌 엔데믹 과정으로 봐야 한다"며 "다만 고령층의 치명률이 높기 때문에 정부는 고령자·기저질환자와 같은 고위험군을 보호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질병청은 치료제 품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제약사와 적극 협의하고 있다. 이날 지 청장은 "치료제의 경우 예비비 3268억원을 확보해 26만명분 이상을 추가 구매했다"며 "당초 다음주까지 14만명분이 공급될 예정이었지만 이를 앞당겨 26일에 17만7000명분이 제공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추가 확보한 물량은 오는 10월까지 고위험군에 공급될 예정이다. 10월 이후부터는 일반 의료체계 내에서 치료제가 조달될 수 있도록 건강보험 등재를 소관 부처와 함께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 청장은 "최근 유행 변이에 효과적인 코로나19 'JN.1 백신'을 도입해 10월부터 접종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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