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3 (금)

1903년에 보낸 엽서, 2024년에 도착...수신자는 16세 소녀였다는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영국 웨일스의 스완지금융조합 사무실에 지난 16일 배달된 ‘수상한’ 엽서. 오른쪽 상단에 에드워드 7세(1901~1910년 재위) 모습을 담은 우표 위로 ‘AU23 03’이라는 소인이 찍혀 있다. 1903년 8월 23일에 보내졌다는 의미다. [사진=영국 공영 BBC방송(스완지금융조합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903년 여름, 크리스마스 엽서에 적어 보낸 마음이 2024년에 전해졌다.

21일(현지시간) 영국 공영 BBC방송 등에 따르면 웨일스의 스완지 금융조합 사무실에는 지난 16일 ‘수상한’ 우편물 하나가 배송됐다.

직원들은 ‘리디아 데이비스’라는 정체불명 수신인의 이름이 적힌 빛바랜 엽서를 훑어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에드워드 7세(1901~1910년 재위)의 모습을 담은 우표 위에 ‘AU23 03’이라는 소인이 찍혀 있었다. 1903년 8월 23일 보내진 우편물이라는 의미다.

엽서를 쓴 사람은 ‘유어트’다. 유어트는 리디아 데이비스를 ‘L’로 지칭했다. 그는 L에게 “물건(item) 한 쌍을 가져가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다”고 적었다.

어떤 물건인지 엽서 내용만으로는 파악이 어렵다.

유어트는 이어 “하지만 집에서 즐겁게 지내길 바란다”며 “기차비를 빼고 용돈으로 10실링 정도가 있으니 걱정하지 마라”고 적었다.

엽서는 “길버트와 존을 만나는 걸 잊지마라. 모두에게 사랑한다고 전해달라”면서 끝이 난다.

매일경제

BBC에 따르면 엽서는 크리스마스 카드다. [사진=영국 공영 BBC방송(스완지금융조합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영국도 8월이면 여름인데, 크리스마스 카드에 엽서가 쓰인 이유도 알 수 없다.

조합은 엽서를 받은 이후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려 수신인을 수소문했다. 편지를 전해주기 위해서였다.

웨스트 글래모건 기록보관소에서 근무하는 앤드루 덜리는 100여년 전 스완지 금융조합 사무실이 있던 주소에 가족이 살았다고 밝혔다.

덜리는 해당 주소의 가장 이름이 ‘존 데이비스’라고 설명하고, 그가 아내인 마리아와 6명의 자녀를 두고 살았다고 말했다.

덜리는 “6명 중 맏이가 리디아였다”며 “엽서가 발송된 1903년 그녀는 16살이었다”고 BBC에 말했다.

우편이 이제서야 배송된 과정은 미스터리다.

영국 로열 메일 대변인은 “엽서가 100년 동안 실종됐다기보다는 다시 우편 시스템에 편입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우리의 시스템에 들어온 우편물은 반드시 정확한 주소로 배송해야 할 의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