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은행권은 다음달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신용대출에 2단계 스트레스 DSR을 적용한다. 스트레스 DSR은 미래 금리 변동 위험을 반영해 실제 대출 금리에 ‘스트레스 금리(가산금리)’를 더해 대출 한도를 산정하는 제도다. 스트레스 금리는 0.75%포인트(p)다. 다만, 최근 가계부채 상황을 고려해 은행권에서 취급하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지역) 주담대에 한 스트레스 금리는 1.20%p로 상향 적용된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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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뒤인 10월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 전날 열린 한은 금통위에서는 13회연속 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하지만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앞으로 3개월간 3.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의견을 나타냈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의 10월 금리인하가 가시화됐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통상적으로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집값의 하방요인이라면, 10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집값의 상방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면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만큼 주택 매수에 제한이 커지게 된다. 반면 금리인하는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낮춰 주택 매수세를 키울 수 있는 요소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에서는 서울의 집값 상승 추세에 두 가지 요인이 크게 영향을 못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DSR의 경우 좀 더 대출의 문턱이 높아지는 것일 뿐 현재도 시행되고 있는 제도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기준금리 인하가 연달아 진행되면서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집값을 크게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금리인하 기대감이 과도한 집값 낙관론으로 이어지는 것을 제한하는 정도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은 금리인하 시기 변동금리 차주의 무분별한 대출 운용을 제어하고 고정금리나 주기형 대출로 수요를 분산하는 효과를 기대해 볼 만하다”면서도 “8월 거래가 가격상승 부담감, 휴가철 이슈로 주춤해지기는 했지만, 가격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금리인하 이슈는 이미 시장에 선반영되어 있어 구도를 바꿀 수는 없다”면서 “2단계 스트레스 DSR은 이미 DSR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만큼 중립적인 요인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필수재인 집값은 금융시장이 정하는 것이 아니어서 수요자들이 상승세에 내성이 생긴 만큼 집값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단계 스트레스 DSR이라는 요인이 추가되었다고 해서 대출이 꽉막혀 집을 못사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면서 “종전보다 좀 더 빡빡해진 정도로 집값 상승세가 일부 완화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28% 오르며 22주 연속 상승했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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