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가 지난 3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호텔에서 열린 '아마존웹서비스(AWS) 리인벤트 2024'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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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으로 세계 최초의 체스 선수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고성능·저비용 AI 서비스로 고객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방안을 고민하겠다.”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최고경영자(CEO)는 3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AWS ‘리인벤트(re:Invent)’ 기조연설에서 “AI 기술은 결국 고객의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이날 새로운 대규모언어모델(LLM) ‘노바’ 시리즈를 전격 공개했다. 지난해 첫 자체 생성형 AI 모델 ‘타이탄’을 출시한 지 1년 8개월 만에 한국어를 포함한 200여개 언어를 지원하는 노바를 세상에 내놓았다. AWS의 AI 개발 플랫폼 ‘베드록’에 탑재된다.
아마존은 그동안 생성형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의 ‘클로드’에 의존해왔으나, 오픈AI의 챗GPT나 구글의 제미나이 등 업계 최고 수준 LLM들과 견줄만한 자체 AI모델을 갖고 있지 않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차세대 AI 칩과 새 AI 모델 시리즈를 내놓고 기존 솔루션 기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하며 AI 패권 경쟁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 아마존, 새로운 AI ‘노바’ 발표… ”구글·오픈AI보다 가성비↑”
올해 리인벤트는 가먼 AWS CEO가 취임한 후 열리는 첫 행사다. 앤디 제시 아마존 CEO가 깜짝 등장해 신임 AWS CEO에 힘을 실어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2016~2021년 AWS의 CEO를 역임했던 제시 CEO는 이날 ‘아마존 노바’를 소개하면서 ‘가성비’와 ‘효율성’을 강조했다. 그는 “타사 주요 모델들과 비교해 노바는 약 75% 더 저렴하다”며 “지연 시간 측면에서 가장 빠른 모델로, 이용자들이 비용 절감 효과와 고속 처리 능력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된 노바 모델은 총 6종류다. 텍스트만 처리할 수 있는 ‘마이크로’를 비롯해 라이트·프로·프리미어 모델은 텍스트와 이미지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모델이다. 제시 CEO는 “노바 라이트는 오픈AI의 GPT-4o 미니와 비교해선 19개 벤치마크 중 17개에서, 구글의 제미나이와 비교해선 21개 벤치마크 중 17개에서 동등하거나 우위에 있다는 걸 알 수 있다”며 “노바 프로는 20개 언어 이해·추론 능력 측면에서 GPT-4o와 동등하거나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가장 눈에 띄는 모델은 영상 생성 AI 모델 ‘노바 릴’이다. 노바 릴은 자연어 명령어를 입력하면 짧게는 6초, 최대 2분 길이의 영상을 만들어준다. 제시 CEO는 “노바 캔버스는 오픈AI의 달리3나 스테이블 디퓨전의 3.5 라지 모델에 비해 훨씬 고품질의 이미지를 생성해준다”면서 “마케팅과 광고 목적의 영상을 생성하는 데 탁월하다”고 전했다.
아마존은 노바 시리즈를 ‘AI 비서’ 형태로 차츰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내년 1분기 중 대화형 AI 비서 모델인 ‘노바 스피치 투 스피치’를 공개하고, 내년 중반에는 텍스트·이미지·영상·음성 등 어떤 형태의 질문을 해도 모두 받을 수 있는 ‘노바 애니 투 애니’ 모델을 선보인다.
한편, AWS는 내년 말쯤 AI 모델 훈련에 사용되는 반도체 ‘트레이니엄3′를 출시할 계획이다. 제시 CEO는 “트레이니엄3 기반의 울트라서버는 Trn2 울트라 서버보다 4배 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것”이라면서 “3나노 공정 노드로 제작된 최초의 AWS 칩으로, 성능과 전력 효율, 밀도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호텔에서 열린 AWS 리인벤트 2024 엑스포의 앤트로픽 부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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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테크끼리 손잡고, AI 비서 선보이고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생성형 AI 시장 생태계 구축을 위해 진격하고 있고, 구글은 자체 AI 모델 제미나이로 클라우드 고객에 제공하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여기에 AWS도 앤트로픽과의 연합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현재 오픈AI는 기존 챗GPT-4o의 음성 소통 능력을 대폭 개선한 업그레이드 버전을 선보였다. 지난 9월 새롭게 선보인 ‘고급 음성 모드(Advanced Voice Mode)’는 한국어를 포함한 50개 언어의 사용성을 강화해 마치 사람과 이야기하듯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
구글은 AI 에이전트 ‘자비스’를 개발 중이며, 오는 12월 LLM ‘제미나이’의 차세대 모델과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MS도 현재 약 5000억개의 매개변수를 갖춘 LLM을 개발 중이다.
생성형 AI 시장 승기를 잡기 위한 AI 빅테크 간 연대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MS는 이미 지난 2019년부터 오픈AI와 협력 관계를 구축해오고 있다. 초기 10억달러 투자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130억달러(18조2000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MS는 챗GPT와 GPT-4 등 오픈AI의 AI 기술을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와 오피스 제품군에 독점 탑재시키기도 했다.
AWS는 지난달 앤트로픽에 대한 40억달러(5조60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해 올해 총 80억달러(11조2000억원) 규모를 투입했다. 앤트로픽은 2021년 오픈AI 출신 연구원들이 설립한 AI 기업으로, 챗GPT의 대항마로 주목받는 대화형 AI ‘클로드(Claude)’ 시리즈를 개발했다.
전효진 기자(oli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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