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된 후 열흘간 끌어모은 후원자 수가 23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5개월간 모은 후원자 수를 훌쩍 넘는 수치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겸 민주당 대선 후보와 팀 월즈 부통령 후보가 유세 중 활짝 웃고 있다. 2024.08.20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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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미국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해리스 캠프가 밝힌 지난달(21~31일) 기부금을 낸 후원자 수는 230만명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포기한 뒤 해리스를 후보로 지지한다고 밝힌 직후 열흘간이다. 이 기간 민주당 공식 모금 플랫폼 '액트블루'를 통해 모금된 금액은 1억8300만달러(2451억원)에 이른다.

반면 바이든이 재선 출마를 선언한 지난해 4월부터 포기 직전까지 끌어모은 후원자 수는 약 210만명으로 나타났다.

해리스 캠프는 "지난달 열흘간 해리스 캠프에 후원금을 보낸 사람 중 70%(150만명)는 바이든 캠프에 기부한 이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해리스의 지지자들이 기존의 민주당 표가 아닌, 새로운 중도 표심일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폴리티코는 이를 두고 "민주당원들의 전례 없는 열광"이라며 "해리스가 바이든조차 도달하지 못한 당내 기반까지 구석구석 손을 뻗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시"라고 평가했다.

특히 새롭게 등장한 150만명의 새 후원자들은 기존의 바이든 대통령 후원자들보다 더 젊고, 교육 수준이 높으며, 여성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바이든 캠프 후원자 중 45세 미만 비율은 10%에 불과했으나, 해리스 캠프 후원자에선 28%를 차지했다. 이들 중에서 여성의 비율은 17%로 바이든 대통령 때보다 두 배 이상 컸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1일 (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쉬보로에서 열린 선거 집회서 방탄 유리 패널을 세우고 유세를 하고 있다. 2024.08.22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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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캠프로 수많은 소액기부자가 몰리는 등 기부금도 빠르게 느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해리스가 대선후보로 부각된 최근 4주 동안 모인 후원금이 약 5억달러(약 6657억5000만원)였다고 보도했다. 해리스는 이 기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등 경합주를 방문했으며, 유세를 통해 소액기부가 쏟아졌다.

앞서 해리스 캠프는 지난달에 총 3억1000만달러(약 4127억원)의 자금을 모금해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였을 당시 부통령 후보로서 함께 모았던 모금의 총액을 10억달러(약 1조3315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해리스 캠프는 "이번 달까지 합치면 5억달러로 늘어 역사상 가장 빠르게 모금 한도를 넘긴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1억3870만달러(약 1846억원)를 모금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분기에 바이든 대통령의 모금액을 앞지른 바 있다. 로이터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출마 포기를 선언한 후 민주당에 자금이 넘쳐나기 시작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TV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참패한 이후 말라가던 자금 흐름이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민주당 및 공화당 대선 캠프에 남은 현금 잔액이 각각 2억1970만달러(약 2931억원), 1억5130만달러(약 2019억원)였다고 추정했다. 공화당 캠프는 이미 지난해부터 정치 자금 모금 경쟁에서 민주당에 밀리기 시작했으며 트럼프의 각종 소송 비용을 대기 위해 지출도 많았다.

해리스와 트럼프의 기부금 전체 규모를 확인하려면 오는 10월 공개되는 '큰손'들의 특별정치활동위원회(super PAC·슈퍼팩)의 자금까지 확인해야 한다. 기업이나 노조 등 이익단체들은 직접 후원이 불가능하며 대신 정치활동위원회(PAC·팩)라는 조직을 만들어 따로 기금을 조성, 특정 후보나 정당을 지원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를 지원하는 슈퍼팩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지난 7월 5500만달러(약 734억원)를 모금했고, 해리스를 지원하는 슈퍼팩 '퓨쳐 포워드'는 3000만달러(약 400억원)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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