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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만화 찢고 나타난 아톰?…하늘 나는 사람 형상 로봇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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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연구진, 어린이 덩치 휴머노이드 개발

일본 애니메이션 속 아톰과 전반적 모습 비슷

공중 비행 가능…제트엔진 4기 몸통에 장착

재난 현장 신속 접근 기대…구조 임무 투입

경향신문

이탈리아공대(IIT) 연구진이 개발한 인간 형상의 로봇 ‘아이론 큐브’. 등과 두 팔에 제트엔진이 장착돼 하늘을 날 수 있다. II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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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에 등과 두 팔에 달린 제트엔진 4기를 점화한 ‘아이론 큐브’. 아이론 큐브는 재난 현장에 공중으로 신속히 접근해 인명을 구조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이탈리아공대(II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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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비슷한 몸집을 가진 인간 형상의 꼬마 로봇이 하늘을 거침없이 날아다닌다. 두 팔을 곧게 뻗은 채 입을 꼭 다문 표정에서는 강한 의지가 배어난다. 발바닥에서 분사되는 로켓의 추진력으로 공중을 비행하는 꼬마 로봇의 역할은 지구 평화 수호다.

꼬마 로봇이 대결을 벌이는 상대는 주로 인류를 괴롭히는 각양각색의 거대 로봇들이다. 거대 로봇의 몸집은 고층 빌딩만큼 크다. 꼬마 로봇은 거대 로봇 주변을 빠르게 비행한다. 그러다 움직임이 굼뜬 거대 로봇이 허점을 보일 때 머리를 밀어 넘어뜨린다. 동체 안으로 날아 들어가 전자 부품을 망가뜨리기도 한다.

1963년부터 일본에서 방영된 TV 애니메이션 <철완 아톰>의 주인공 아톰 모습이다. 국내에서는 1970년대부터 <우주소년 아톰>이라는 이름으로 방송 전파를 탔다.

작품 속에서 아톰이 이 세상에 등장하고 활약하는 시기는 21세기 초로 묘사된다. 하지만 2024년 현재, 아톰 같은 로봇은 우리 곁에 없다. 비행은 고사하고 사람과 비슷한 수준으로 이족보행을 하는 로봇조차 불과 수년 전 겨우 등장했다.

그런데 이 같은 상황을 일거에 바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보행은 물론 아톰처럼 비행도 할 수 있는 인간 형상 로봇이 유럽 과학계에서 본격적인 시험 가동을 앞두고 있다.

모양새 더해 비행 능력까지 ‘아톰’


이달 이탈리아공대(IIT) 연구진은 몸에 제트엔진을 장착한 로봇을 대기권에서 비행시키기 위한 시험 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고 대학 공식 자료를 통해 밝혔다.

‘아이론 큐브’라는 이름을 가진 이 로봇은 ‘휴머노이드’다. 휴머노이드는 사람처럼 팔과 다리, 몸통을 갖춘 로봇을 뜻한다. 다만 피부나 머리카락은 없다.

연구진이 인터넷에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아이론 큐브는 키가 약 1.2m다. 비교적 작다. 여기에 커다랗고 동그란 눈까지 갖췄다. 아톰을 연상케 하는 외모다.

아이론 큐브의 가장 큰 특징은 걸을 뿐만 아니라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점이다. 외모에 더해 몸통을 움직이는 능력과 범위까지 아톰과 비슷한 셈이다.

제트엔진 4기 장착


아이론 큐브가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은 제트엔진 덕분이다. 제트엔진 2기를 등에, 나머지 2기를 두 팔에 장착했다. 제트엔진은 총 1000뉴턴(N)의 추력을 토해낸다. 동체 중량은 70㎏이다. 엔진 힘이나 중량 수준이 상업용 대형 무인기와 비슷하다.

제트엔진이 뿜는 배출가스 온도가 600도에 이르기 때문에 연구진은 내열성 보호재를 아이론 큐브 동체 곳곳에 둘렀다.

연구진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아이론 큐브는 지면에 발을 댄 채 직립하고 있다가 제트엔진에 시동을 건다. 그러면 딱 비행기 이륙 직전에 들리는 굉음이 주변으로 퍼진다. 동시에 엔진 분사구에서 파란 불꽃이 뿜어져 나온다.

영상에 따르면 아이론 큐브는 자신의 몸통에 부착된 비행 제어용 센서와 자이로스코프 등에서 얻은 정보를 토대로 두 팔에 달린 제트엔진의 분사 방향을 수시로 바꾸는 것으로 추정된다. 평균대 위에 선 사람이 두 팔을 이리저리 흔들어 균형을 잡는 것과 비슷하다. 이렇게 해서 안정적인 비행 자세를 유지한 채 원하는 목적지로 이동하는 것이다.

다만 동영상에는 아이론 큐브가 실제로 하늘을 나는 모습은 담기지 않았다. 가동된 제트엔진의 힘 때문에 동체가 제자리에서 들썩이는 장면까지만 공개됐다.

구조 현장서 활약 기대


아이론 큐브는 어디에 사용할까. 애니메이션 속에서 아톰은 거대 로봇과 대결하는 데 쓰였지만 아이론 큐브의 역할은 좀 더 현실적이다.

연구진은 “아이론 큐브가 재난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물 붕괴 현장이나 급류가 흐르는 강물 위를 장애물 걱정 없이 신속히 날아다닐 수 있어서다. 재난 상황을 공중에서 관찰하고, 구호 물자를 옮기는 일이 가능하다.

아이론 큐브는 제트엔진을 끄고 지상에서 뚜벅뚜벅 걸어 인명 구조가 필요한 장소로 접근할 수도 있다. 고립된 사람을 구하기 위해 닫힌 문을 열거나 가스 누출을 막기 위해 밸브를 잠그는 일도 가능하다. 아이론 큐브가 인간의 원격조종 없이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지, 비행과 보행 속도는 어느 정도인지는 추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그동안 휴머노이드에 대한 과학계의 연구는 두 발을 이용해 땅을 걷도록 하는 데 집중돼왔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공중 이동이라는 새로운 성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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