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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간헐적 단식의 양면…장 재생 돕지만 대장암 위험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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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간헐적 단식이 장 줄기세포의 재생 능력을 높이고 염증에서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이점이 있지만, 대장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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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시간 동안 금식을 하는 간헐적 단식이 장 줄기세포의 재생 능력을 높이고 염증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이점이 있지만, 다시 급식을 하는 단계에서 대장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생쥐 실험을 통해 단식을 끝내고 다시 음식섭취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줄기세포의 재생도 활성화하지만 재생 기간 동안 암과 관련한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장에 초기 악성종양이 생길 가능성이 커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를 이끈 외메르 일마즈 교수(생물학)는 “줄기세포 활동이 활발해지면 재생력도 좋아지지만 좋은 것도 너무 많아지면 덜 바람직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단식이 사람에게도 비슷한 효과를 나타내는지 판단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지난 수년간 단식과 저칼로리 식단이 장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해 왔다. 연구진은 앞서 단식 중에는 장 줄기세포가 탄수화물 대신 지질(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며, 단식이 줄기세포의 재생 능력을 상당히 강화해준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진은 이후 단식이 어떻게 줄기세포의 재생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연구의 초점을 맞췄다. 재생을 촉진하는 것은 단식 자체일까, 아니면 단식 후의 재급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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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쥐를 대상으로 매우 잘 정의된 암 돌연변이를 사용해 진행한 것이며 사람의 경우엔 훨씬 더 복잡하다”고 말했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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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재생력 클 때 암 발생 가능성도 커





연구진은 의문을 풀기 위해 생쥐를 세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했다. 한 그룹은 24시간 동안 금식시켰고, 다른 한 그룹은 24시간 금식 후 그 다음 24시간은 맘껏 먹을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 그룹은 금식 없이 계속 자유롭게 먹도록 놔뒀다.



실험 결과 줄기세포 재생은 단식 기간 동안 억제되다가 재급식과 함께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줄기세포는 24시간 재급식 기간이 끝날 때 가장 크게 증식했으며, 이 세포들은 전혀 금식하지 않은 쥐의 장 줄기세포보다 증식력이 뛰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단식 후 영양분이 공급되면 줄기세포와 전구세포가 세포 덩어리를 만들고 장 내벽을 재생하는 프로그램을 활성화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특히 줄기세포가 재생력이 높을 때 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걸 발견했다.



장 줄기세포는 우리 몸에서 가장 활발하게 분열하는 세포 가운데 하나다. 5~10일마다 장 내벽의 세포가 완전히 재구성된다. 따라서 세포 분열이 활발하다는 건 그만큼 암 관련 세포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걸 뜻한다.



연구진은 재급식 단계에서 쥐의 발암 유전자를 발현시키면 단식 상태에서 이 유전자를 발현시켰을 때보다,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전암성 폴립’이 생길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걸 발견했다.



일마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쥐를 대상으로 매우 잘 정의된 암 돌연변이를 사용해 진행한 것이며 사람의 경우엔 훨씬 더 복잡하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단식은 건강에 좋지만 검게 탄 스테이크 같은 돌연변이 유발 요인에 노출되면 실제로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병변이 생길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오피르 클라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장 재생을 위한 식단을 구성할 때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걸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논문 정보



https://doi.org/10.1038/s41586-024-07840-z



Short-term post-fast refeeding enhances intestinal stemness via polyamines.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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