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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외신이 바라본 韓 2030 세대가 출산율 떨어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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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韓 20~30대 라이프스타일 조명

“소비 더하고 저축 덜해, 가정 형성 어려워”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한국 정부가 출산율 하락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현재의 행복을 추구하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세대를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27일 로이터통신이 분석했다.

이데일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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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에 따르면 사회학자들은 Y세대나 Z세대로 간주되는 한국의 20~30대의 생활 방식이 다른 연령대나 다른 나라의 또래층 보다 더 소비하고 덜 저축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이 같은 생활 방식은 가정을 꾸리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고 짚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들은 가정을 형성하고 자녀를 낳는 불가능한 목표보다는 소비 등을 통해 온라인에서 자신의 성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을 더 중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0대 저축률은 올해 1분기 28.5%로, 5년 전(29.4%)와 비교해 감소했으나 다른 모든 연령대의 저축률은 같은 기간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백화점과 고급 호텔에서 가장 많이 지출한 연령대는 20대와 30대로, 이들의 여행 소비는 지난 3년 동안 33.3%에서 40.1%로 증가했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20대가 고급 백화점에서 지출하는 비중은 12%로 3년 동안 거의 2배 증가했으나 다른 모든 연령대의 비중은 감소했다.

시장조사 기관 유로모니터는 지난해 한국 전체 외식 산업의 수익은 9% 증가했으나 고급 부페 레스토랑은 30.3%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서울 드래곤 시티 호텔의 9만원짜리 무제한 딸기 디저트 뷔페 식사권은 지난해 겨울 대비 매출이 150%나 급증했는데, 호텔 측이 가격을 12.5% 인상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지난해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한국은 1인당 명품 브랜드 지출이 가장 많은 나라이기도 했다.

이와 달리 호주의 25~29세는 생활비 압박으로 인해 2024년 1분기에 전년 대비 지출을 3.5% 줄였다.

반면 재정적 어려움이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이란 분석도 있다. 리서치 회사 PMI가 지난 5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800명 중 약 46%가 자녀를 가지지 않는 결정적 이유로 직장 불안정성이나 교육 비용을 꼽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20~30대의 연소득 증가율은 전체 가구(4.5%) 보다 낮은 2.0%로 집계됐다. 하지만 청년층이 더 즉각적인 즐거움에 집중하기 때문에 정부의 보조금 기반 출산 장려 정책에 반응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정 교수의 지적이다.

미국 퓨 리서치 센터가 2021년 선진국 17개국을 대상으로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게 무엇이냐’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한국은 ‘물질적 풍요’를 최우선으로 꼽은 유일한 국가였다. 다른 국가는 ‘가족’이나 ‘건강’을 주로 최우선적으로 답했다.

한편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의 수)은 0.72명으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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