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1 (금)

트럼프 막말 뒤엔 31세 극우 음모론자 있었네… 캠프 ”차단하려 해도 안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트럼프 캠프, 음모론자 로라 루머 골치
"이민자, 반려동물 취식" 혐오 발언 출처
트럼프 전용기로 토론회장까지 동행
한국일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TV 토론이 열린 10일 극우 음모론자 로라 루머가 토론 장소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제공항에 도착한 트럼프 전 대통령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필라델피아=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곁을 차지한 '31세 극우 음모론자’의 존재가 공화당을 긴장시키고 있다. 백인 우월주의자이자 선동가인 이 인물이 공식·비공식 행사마다 트럼프의 곁을 지키며 괴담 수준의 ‘가짜 뉴스’를 주입하고 있어서다. 캠프에선 그가 트럼프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려 애써왔지만 소용이 없다는 한탄까지 나온다.

더타임스 등 영국 언론은 12일(현지시간) “자칭 백인 우월주의자인 로라 루머가 ‘아이티인들이 이웃의 개·고양이를 잡아먹는다’는 트럼프 주장의 출처로 여겨진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10일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첫 TV 토론에서 이민자들이 반려동물을 먹는다는 혐오 발언을 했다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루머는 TV 토론이 열리기 며칠 전부터 120만 팔로어를 보유한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등에 반려동물 취식 음모론을 퍼트렸고, 해리스를 공격하는 데 이를 활용하도록 트럼프를 부추긴 것으로 알려졌다. 극우 단체 ‘프로젝트 베리타스’에서 활동해 온 루머는 '2001년 9·11 테러가 미국 정부의 내부 소행'이라는 주장을 하는 등 극우 진영을 대표하는 음모론자다. 최근 해리스가 흑인이 아니라는 주장 등을 퍼트리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일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퇴출됐다.

공화당 내에서는 9·11 테러 음모론자인 루머가 전날 열린 9·11 테러 23주기 추모식까지 트럼프와 동행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캠프 내 공식 직함조차 없는 루머는 앞서 TV 토론 장소인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까지 트럼프 전용기를 함께 타고 갔다.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트럼프 자택에서도 목격되는 등 최근 공식·비공식 행사에 얼굴을 보이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한국일보

로라 루머가 9·11 테러 추모일인 11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생크스빌의 의용소방대 사무실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하는 모습을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생크스빌=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트럼프는 루머를 살뜰히 챙기고 있다. 그는 루머가 27세이던 2020년 플로리다주 하원의원 선거 공화당 후보로 출마할 수 있도록 지원했지만 루머는 낙선했다. 지난해에는 캠프 내에 공식 직함을 주라고 명령했지만, 공화당이 격렬히 반대해 뜻을 접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트럼프 캠프 한 관계자는 “루머가 트럼프에게 접근하는 걸 막기 위해 만든 어떤 가드레일(보호 장치)도 효과가 없다”고 미국 온라인 매체 세마포에 말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