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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文, '김정은에게 핵은 방어용'…펜스는 '공격목적' 고려해야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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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기 행정부 국가안보보좌관 맥매스터, 대선 앞두고 회고록 발간

文대통령 '사드 환경영향평가 필요' 언급에 트럼프 '시간낭비' 호통

뉴스1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시절인 2017년 2월 20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당시 막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된 H.R. 맥매스터 미 육군 중장이 대화하고 있다.ⓒ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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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인 2017년 6월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방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나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처럼 방어를 위해 핵무기를 필요로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버트 R 맥매스터(62)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7일(현지시간) 발간한 '우리 자신과의 전쟁 : 트럼프 백악관에서의 나의 임무수행'이라는 책에서 이 같은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을 포함해 한미 정상회담 당시 양국 인사들의 주요 발언을 전했다.

3성 장군 출신인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두 번째(2017년 2월~2018년 3월) 안보보좌관을 지낸 뒤 전역했다. 현재 스탠퍼드대 후버 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이자 애리조나 주립대 석좌연구원으로 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저서에서 "(2017년 6월 30일) 로즈가든에서 언론행사(한미정상회담 공동 언론 발표)를 마친 후 나는 부통령 집무실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문 대통령 및 대표단을 접견했다"라며 "문 대통령은 후세인이나 카다피처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방어를 위해 핵무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라고 기술했다.

저서에 따르면 당시 문 대통령의 발언을 들은 펜스 부통령은 "서울을 사정권에 둔 재래식 포가 (북한에) 있는데 김정은에게 핵이 왜 필요한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펜스 부통령은 "우리는 김 위원장이 공격 목적으로 핵무기를 원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문 대통령에게 말했다.

맥매스터는 김정은 총서기의 핵 보유 목적에 대한 문 대통령과 미국 당국자들의 인식차는 펜스 부통령을 비롯해 자신 및 앨리슨 후커 당시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매튜 포틴저 NSC 부보좌관의 (북핵 관련) 해결 노력과는 불일치를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오는 11월 5일 치러지는 미 대선에서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백악관 재입성을 노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김정은 총비서와 3차례 만났고, '김정은을 잘 안다'라면서 언제든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로는 북한의 핵 보유 움직임 및 군사도발과 관련해 상당히 강경한 기조를 유지했다고 맥매스터는 전한다.

맥매스터는 2017년 2월 22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 처음으로 대면했던 집무실 회의에서 "트럼프가 '(김정은과 그의 정권이) 우리와 동맹국을 위협하면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리도록 하라고 자신에게 말했다"라고 했다.

이어 '자신의 책상에 있는 (핵) 버튼이 김정은의 버튼보다 더 크고 강력하다'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윗처럼 그의 발언은 강경하고 파괴적이면서도, 일관성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그는 저서에서 "북한은 비무장지대(DMZ)에서 불과 31마일 떨어진 서울을 폭격할 수 있는 2만 1000여 개의 포와 로켓을 포함한 방대한 재래식 무기와 군수물자를 갖추고 있다"며 "이는 남한의 침략을 억제하기에 충분한 화력"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매트 포팅거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 제임스 매티슨 국방장관은 함께 집무실에서 북한의 핵 보유 추구 동기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나와 포팅거는 앨리슨 후커 한국 담당 국장과 마찬가지로 북한 정권이 억지력만을 위해 핵무기를 원한다는 생각은 틀렸다고 믿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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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30일(현지시간)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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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러 차례의 북한 관련 회의에서 김 위원장의 독재정권이 억지력이나 방어력 이상의 가장 파괴적인 무기를 원하고 있으며, 북한이 무기를 보유하게 되면 더 공격적으로 변하고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근거해 접근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도 했다.

관련해 트럼프는 참모들에게 "북한을 완전히 고립시키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김정은을 지원한 대가를 치르게 하라고 지시했다"라고 맥매스터는 전했다.

맥매스터는 문 전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한미 첫 정상회담 당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한 일화도 공개했다.

당시 만찬은 한미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 하루 전인 6월 29일 토머스 제퍼슨 전 대통령이 집무실로 사용했던 장소에서 열렸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옆자리에 배석했는데, 그날 오전 정 실장을 먼저 만난 맥매스터는 사드를 추가로 배치하지 않는다면 북한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에 대한 배신으로 보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저서에 적었다.

그는 문 대통령에게 사드 배치는 환경영행평가에 달려 있다는 최근 발언을 반복하지 말라고 전해달라고 정 실장에 요청했다면서 "부동산 개발업을 경험한 트럼프는 환경영향평가를 정말 싫어한다"고 했다.

당시 만찬에서 트럼프는 먼저 방위비 분담금과 한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에 대해 언급했고, 문 전 대통령은 두 가지 사안 달성을 위해 관계 부처와 협력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정 실장에게 '지금까지는 잘 진행되고 있다'는 메모를 보냈지만, 곧 사드 이슈에서 문 대통령이 "환경영향평가가 필요하다"라고 언급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환경영평가는 시간 낭비"라고 호통치며 목소리를 높였다고 전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그래도 대화는 예의 바르게 이어졌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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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30일(현지시간)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대표단과 함께 회담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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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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