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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여동생 잔다" 영상 공유하자 "부럽다"···텔레그램 '가족능욕방' 참여자가 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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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 범죄 대상 가족까지 확산

'가족능욕방' 참여자만 2000여명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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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서울대 N번방’, ‘인천 소재 대학 딥페이크 채팅방’ 등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불법합성물(딥페이크)을 제작·유포하는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가운데 대학생과 중·고교생 등 미성년자는 물론 교사, 여성 군인, 심지어는 가족까지 범죄의 대상이 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텔레그램에서는 여성 얼굴을 나체 사진에 합성하는 딥페이크 채널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온라인상에는 ‘딥페이크 피해 학교 명단’으로 떠도는 곳만 100곳 이상이며, 피해 학교 지도까지 생성돼 퍼지고 있다.

텔레그램에서 ‘XX능욕방’, ‘겹지방(겹지인방)’ 등 관련 채널이 우후죽순 발견되고 있는 가운데, 범죄 대상이 지인뿐 아니라 가족까지 확산된 것으로 알려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프레시안 보도에 따르면 ‘가족능욕’이라는 이름으로 개설된 텔레그램 단체채팅방 참여자들은 엄마·누나·여동생·사촌 등 친족들의 사진을 공유하고 성적 모욕을 주는 발언을 일삼았다. 이 방에는 2000여명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참여자들은 여성 친족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사진이나 본인이 직접 찍은 사진을 채팅방에 공유했다. 친족의 속옷 사진, 옷을 갈아입는 사진, 목욕하는 사진은 물론 친족이 잠든 사이 옷을 들추거나 성추행하는 영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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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진 해당 채팅방 대화 내용을 보면 한 이용자가 “여동생 잘 때”라며 동영상을 올리자 다른 이용자들이 “부럽다", "용기 있다"며 호응했다. 또 다른 대화방에서는 “엄마 사진 공유하고 나니까 뭔가 영웅이 된 느낌인데 뿌듯하다” 등의 내용이 포착되기도 했다.

대화방 참여자들은 채팅창에 올라온 사진과 영상을 이용해 딥페이크 성범죄물을 만들어 다시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화방에는 사진과 영상뿐만 아니라 가족의 신상 정보가 공유되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사회가 불안에 떨고 있다.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딥페이크 범죄가 가족을 타깃으로도 한다는데 어떡하냐”, “세상이 미쳐가는 것 같다”, “자녀의 텔레그램 사용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한다” 등 불안함을 호소했다.

사태가 커지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도 문제 해결에 나섰다. 방심위는 실·국장 회의, 오는 28일 전체 회의를 소집해 최근 텔레그램 딥페이크 음란물 확산 사태와 관련해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방심위는 먼저 텔레그램 피해 신고 접수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경찰 수사 의뢰 등 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할 방침이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음란 영상이나 사진 등을 여성의 얼굴에 합성한 뒤 이를 유포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텔레그램 채널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은 27일 서울 1374개 초·중·고등학교 학생과 교사, 학부모 78만 명을 대상으로 긴급 스쿨벨을 발령했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성착취·지인능욕 혐의를 받는 올해 7월 말까지 14세 이상 청소년(촉법소년 미적용) 10명을 검거한 바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딥페이크 성범죄는 피해자의 인격을 말살하는 중대한 범죄이다. 이를 발본색원하여 국민의 불안감을 불식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의 적극적인 신고·제보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김수호 기자 su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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