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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부분파업' 한국GM 3만대 생산 차질···"현금 묶여 부품 생태계 무너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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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노사갈등에 발목

1차 임단협 부결후 연장·특근 거부

파업권 얻은 기아 노조도 압박 거세

서울경제


국내 완성차 업체가 노사 갈등에 발목을 잡혀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제너럴모터스 한국사업장(한국GM)은 임금 및 단체협약 문제로 노조의 부분파업을 겪으면서 3만 대 넘는 물량을 제때 만들지 못했다. 현대자동차를 제외한 나머지 완성차 업체들도 올해 임단협을 매듭짓지 못한 까닭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30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사는 이날 임단협 2차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지난달 26일 임단협 1차 잠정 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찬성률 50%를 넘지 못해 부결된 후 약 한 달 만이다. 이번 잠정 합의안에는 기본급을 10만 1000원 인상하고 일시금 및 성과급으로 1550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노사는 경영 정상화 시행에 따른 수익성 회복 격려금을 기존 200만 원에서 250만 원으로 늘리고 직원 호봉을 1호봉씩 특별 승급하는 데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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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완성차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GM 노조는 지난달 3일부터 부분파업을 벌여왔다. 이에 더해 평일 연장 근무와 주말 특근까지 거부하면서 3만여 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1대당 3000만 원으로 단순 계산하면 피해 규모는 9000억 원을 넘는다. 다음 달 3~4일 예정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2차 잠정 합의안이 또다시 부결된다면 피해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53만 대로 제시한 한국GM의 생산 목표량 달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업계 관계자는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간 공장을 최대한 가동하더라도 생산 차질을 빚은 물량 전체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주요 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물량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내수 판매와 북미 수출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현대차와 달리 기아 노사는 임단협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기아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15만 9800원 인상,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퇴직자 신차 할인 등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조합원 투표를 거쳐 파업권을 확보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최근 신차를 출시한 르노코리아 역시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완성차 업계의 노사 갈등이 지속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생산량 감소는 부품 업체 등 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완성차 업체의 생산량은 29만 906대로 전년 동월보다 17.6% 줄었다. 월간 생산량이 30만 대를 밑돈 것은 2022년 8월(28만 4704대)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한국GM 협력사 모임인 협신회는 “한국GM의 파업으로 협력 업체 모두가 현금 유동성 부족에 직면해 부품 공급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며 신속한 임단협 협상을 촉구했다.

노해철 기자 s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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