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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산업생산과 소비동향

반도체·자동차 탓 산업생산 3개월 연속↓…소매판매 4년 만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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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달 산업생산은 3개월 연속 감소했고,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4년 만에 가장 낮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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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산업생산은 3개월 연속 감소했고,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4년 만에 가장 낮다. 한국 경기가 여전히 ‘회복 흐름이 이어진다’는 정부의 진단과 엇갈리는 경기 신호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 지표인 전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4% 감소했다. 지난 5월(-0.8%)과 6월(-0.1%)에 이어 석 달째 마이너스다. 3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진 건 2022년 8~10월 이후 21개월 만이다.

전산업생산은 광공업ㆍ건설업ㆍ서비스업ㆍ공공행정 등 4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광공업 생산이 전달 대비 3.6% 감소한 게 전체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감소 폭도 2022년 12월(-3.7%)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대다. 광공업에서 비중이 가장 큰 제조업 생산은 한 달사이 3.8% 감소했다. 제조업의 양대 축인 반도체(-8.0%)와 자동차(-14.4%) 생산이 줄어든 영향이다. 자동차는 2020년 5월(-24%) 이후 50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나타냈다. 통계청은 “자동차는 부품사 파업과 생산라인 보수 공사의 영향이 미쳤다”며 “반도체의 경우 지난달(7.9%) 사상 최대치를 나타낸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소비 측면에선 지난달 소매판매지수가 100.6으로 전월보다 1.9% 하락했다. 지난 4월(-0.6%)과 5월(-0.2%) 전달 대비 감소했고, 6월(1.0%) 증가했다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또 소매판매지수는 2020년 7월(98.9, 2020년=100)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다. 차량 연료 등 비내구재(-1.6%)를 비롯해 승용차 등 내구재(-2.3%), 오락ㆍ취미ㆍ경기용품 등 준내구재( -2.1%) 등 전반적으로 소매판매가 줄었다.

투자 분야(설비투자ㆍ건설기성)를 보면 지난달 건설기성이 전월 대비 1.7% 하락해 3개월 연속 감소세다. 2022년 하반기부터 건설수주 등 선행지표가 크게 나빴던 게 본격적으로 동행지표에 반영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종합적인 경기(景氣)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4로 전월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5개월 연속 하락세로 18개월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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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디자이너



그런데도 이날 기획재정부는 다시 한번 낙관론을 펼쳤다. ‘회복’ 흐름을 강조하면서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감소세지만, 선행 지표인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해 5월부터 1년 넘게 상승세를 그린 점을 회복 흐름의 근거로 꼽았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개선되는 건 시간 문제”라고 했다.

투자 분야에서 지난달 건설기성은 전달 대비 하락했지만, 선행지표인 건설수주가 2개월 연속 증가한 것도 기재부 분석을 뒷받침한다. 다른 주요 투자 지표인 설비투자 성과도 눈에 띈다. 지난달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두 자릿수(10.1%) 뛰었다. 기타운송장비 등 운송장비(50.5%)가 견인했다.

생산 쪽에선 반도체ㆍ자동차 생산이 전월보다 많이 감소한 점을 두고 기재부는 “견조한 수출 호조세 등을 고려하면 일시적 조정으로 판단된다”고 해석했다. 자동차 파업과 반도체 기저효과 등의 요인도 일시적일 것이란 판단이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분석에 무리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고 힘을 보탰다. 지난달 전산업생산으로 넓혀 보면 전월 대비 기준으로는 감소하긴 했지만, 전년동월 대비 기준으로는 5.5% 증가한 점도 기재부의 긍정적 분석에 힘을 싣는다. 월간 전년동월 대비 전산업생산은 지난해 8월 이후 12개월 연속 증가세다.

문제는 대표적 내수 지표인 소비다. 기재부는 생산ㆍ소비ㆍ투자 중 소비 분야만큼은 낙관적인 분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달과 비교한 것(-1.9%)은 물론 1년 전과 비교(-2.1%)해도 하락세를 띠고 있어서다.

외부 기관들은 내수를 포함한 한국 경기에 대해 부정적 진단을 내놓았다. 한국개발연구원은(KDI)은 지난 8일 올해 전년 대비 민간소비 증가 전망치를 1.8%에서 1.5%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연속 ‘내수 부진’이 가장 큰 이유다. KDI 측은 “내수 회복세가 가시화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정부와 상반된 평가를 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재부와 KDI는 각자 중점을 두는 초점이 다르기 때문에 상반된 시각이 나오는 것”이라며 “두 논리를 종합하면 내수는 안 좋고 수출만 좋은 상황으로 정부 정책은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한 내수 살리기에 집중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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