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친절한 환율수업, 노영우·조경엽 지음, 미래의창 펴냄, 1만9000원
달러를 놓고 오징어게임을 벌이는 참가자들 상상도. [미드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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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만 빼고, 전 세계가 참가 중인 ‘오징어 게임’이 있다. 승자와 패자는 매순간 갈리지만 누구도 이 게임의 룰, 그리고 승패 원인을 완벽히 파악한 적이 없다. 어제와 다름없이 행동했을 뿐인데 판정패를 당하기도 하고, 승리했다며 함박웃음 지어도 그 요인이 뭐였는지 도통 알 수가 없는 게임이어서다. 문제는 이 게임에 불참하기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이다. ‘오징어 게임’ 최종 상금은 456억원인데, 이 요상한 게임의 기대값은 무한대다. 바로 ‘환율전쟁’이다.
매일경제신문 노영우 국제경제전문기자와 조경엽 전 KB금융 경영연구소장이 공저 ‘세상 친절한 환율 수업’을 출간했다. 작년 출간된 ‘세상 친절한 금리 수업’의 후속작이다. 아침에 마신 커피의 원두 한 알’에 담긴 환율을 짚어내며 열리는 이 책은 환율의 탄생과 역사, 환율이 결정되는 외환시장, 달러 패권과 환율, 미국 달러 눈치보는 일본과 유로존, 우리 곁의 일상적인 환율 이야기를 종횡무진한다.
환율의 속성을 간파하는 이 책은 킹달러와 슈퍼엔저의 현안을 파고든다. 달러가 사라진 미래 풍경은 가능할지, 미국 달러도 환율이란 게 존재하는지, 환율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면 손익은 누가 차지하는지, 슈퍼엔저는 미국이 묵인했기 때문에 가능했는지, 비트코인이 달러를 대체할 수 있을지 등을 살핀다.
책에 따르면, 환율은 ‘하나의 숫자’만은 아니다. 환율은 수많은 행위자가 벌이는 행동의 집합체이기 때문이다. 한 국가 내 수많은 사람들의 경제행위와 시장의 변화를 모두 합한 결과가 환율이다(집합성). 또 환율은 상대적이다. 예전과 똑같이 행동해도 상대국가의 경제활동, 또 세계경제의 환경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상대성). 환율이 출렁거려도 그 요인을 알 수가 없다. 심증은 있어도 물증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환율의 종착역을 알지 못한다(모호성).
투자자라면 이 책의 제7장은 꼭 펼쳐 읽어야 한다. 엔저에는 싼 금리로 외화대출을 받을지, 해외 증권투자는 일거양득인지 ‘엎친 데 덮친 격’인지, 비트코인이 화폐를 대체할지에 대한 물음이 이어져서다. ‘현장’과 ‘이론’이란 두 기둥 위에서 써내려간 이 책은, 두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논리정연한 문장의 힘 덕에 ‘환율 이해의 바이블’이라 할 만하다.
세상 친절한 환율수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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