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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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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지난 5월 피폭 사고 때 노동자들에게 사고 제대로 안 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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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5월27일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작업 중 방사선에 피폭된 노동자가 자신의 손 모습이라며 올린 사진.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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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27일 발생한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방사선 피폭 사고 당시, 삼성전자가 현장에 있던 노동자들에게 사고 경위와 향후 조처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사고 발생 뒤 한달이 다 된 시점에서야 피폭 가능성이 있는 노동자들을 파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성명을 내어 “중대한 방사선 피폭 사고 당시 현장에는 정비작업자 외에도 청소·물류·장비업체 등 협력업체 소속의 많은 노동자들이 있었지만, 삼성전자는 이들에게 피폭 가능성을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전삼노 등에 따르면, 노동자 2명이 기준치의 최대 188배를 초과(원안위 추정치)하는 방사선에 피폭당하는 사고가 발생한 뒤 주변에 있던 노동자들에게는 사고 경위나 향후 조처 사항 등을 전혀 알리지 않았다. 현장에는 최소 10여명의 삼성전자 및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있었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피폭 가능성을 약 한달 뒤에나 알게 됐다. 그마저도 원안위가 당시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점검해 사고 장소 주변에 있던 사람들에 대한 건강진단을 6월20일께 요청한 끝에 이뤄졌다. 반올림 쪽은 “협력업체 관계자가 보안카메라 영상을 노동자에게 보여주며 신원 확인을 하면서도, 방사선 피폭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선 알려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런 과정에서 피폭 가능성이 제기된 노동자 12명은 삼성전자 사내 병원에서 채혈 검사를 받았고, 7월 초 “이상 소견이 없다”는 결과를 전자우편으로 통보받았다.



이종란 반올림 활동가(노무사)는 “사고 발생 직후는 물론 채혈 검사 뒤에도 불안해하는 노동자들에게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며 “삼성전자는 노동자들에게 투명하게 사고 경위를 밝히고 정밀 검사와 지속적인 사후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영우 전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장은 “근처에 있던 노동자들의 피폭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도 “채혈 검사에서 이상이 없었어도 추가로 생물학적 선량 평가를 하는 것이 (노동자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나 다른 문제들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 좋다”고 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고 이후 조처는 원안위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채혈 검사 결과 이상은 없었지만 향후 조처에 대해서는 검토하겠다”고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피폭 사고 뒤 석달 만에야 피해 노동자를 찾아 사과했다. 삼성전자 최고안전책임자(CSO·부사장)는 병원에서 치료 중인 이용규씨를 찾아 사과하고 사고 장비 전량을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이씨는 그동안 회사가 사고 책임을 자신에게 떠넘기고, 사고 이후 회사 조처가 부실했다고 주장해왔다.



박태우 김해정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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