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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반독점 조사’ 소환장 받은 엔비디아… “실력으로 시장서 승리한 것” 반박에도 주가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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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 앞 모습./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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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가속기 시장의 90%를 장악한 엔비디아가 미국 법무부로부터 반(反)독점법 위반 혐의로 소환장을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연간 하드웨어 예산의 40% 이상을 엔비디아 칩 구매에 지출하고 있는 가운데, 첨단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크다는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조사다.

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앞서 엔비디아와 다른 기업들에 반독점과 관련한 설문지를 발송한 데 이어, 이번에는 정보 제공 등에 대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요청을 보냈다. 미 법무부는 지난 6월부터 AI 칩과 관련한 엔비디아의 지배력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번 소환장 발부로 미 법무부의 조사가 공식적인 고발 단계에 가까워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 법무부의 반독점법 담당자들은 엔비디아가 고객사들이 AI 칩 공급업체를 변경하기 어렵게 만들고, 자사의 AI 칩을 독점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고객에게 불이익을 준다는 지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령 엔비디아의 전체 시스템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제품을 우선 공급하고 가격 혜택을 제공하는지 여부 등을 조사한다는 것이다. 미 법무부는 지난 4월 엔비디아가 컴퓨팅 관리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런AI를 인수한 건도 들여다보고 있는데, 이 또한 인수로 인해 고객사들이 엔비디아 제품 구매를 중단하는 게 더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앞서 IT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지난달 법무부가 엔비디아의 경쟁업체인 AMD 등으로부터 엔비디아가 AI 칩 판매 과정에서 자사 제품 구매를 부당하게 강요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반독점 조사와 관련해 엔비디아는 입장을 내고 혐의를 부인했다. 엔비디아 측은 “엔비디아 제품의 벤치마크(성능 평가) 결과와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를 따져보면 알 수 있듯, 우리는 실력으로 승부하고 있다”며 “고객들은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AI 시장에 대한 시장의 낙관론이 한풀 꺾인 와중에 반독점 조사가 본격화되면서 엔비디아 주가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8일 엔비디아가 발표한 3분기(8~10월) 예상 매출(약 325억달러)이 시장 예상치의 최고점에 미치지 못해 다음 날 주가는 6.28% 하락(117.59달러)했으며, 이후 지난 3일(108달러)까지 추가로 8% 더 떨어졌다. 이번 반독점 소환장 발부 보도 이후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2.4% 하락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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