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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막 내린 교섭단체 연설…與는 '민주당' 32번, 野는 '대통령' 48번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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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민주당, 탄핵마저 정쟁 도구화"

박찬대, 정권심판론에 집중…"헌법 유린"

'협치'는 합쳐서 2회 언급하는 데 그쳐

우여곡절 끝에 열린 9월 정기국회에서 교섭단체 연설이 마무리됐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각각 48분, 42분가량 연설하며 22대 국회에 대한 평가와 향후 목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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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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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원내대표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교섭단체 연설에서 '민주당'을 32회 언급했다. '폭주'도 6회 언급하면서 거야 독주를 중점적으로 지적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일방적인 입법 독주를 하지 않았다면, 여야 간의 합의를 통해 통과된 법안이라면, 대통령이 왜 거부권을 행사했겠느냐"며 "국민의힘은 거대 야당의 폭주에 결연하게 맞서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과 '괴담'은 각각 19회, 6회 말했다. 민주당이 꺼내 들었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수사 검사 등에 대한 탄핵소추안과 계엄령 준비설 등 근거가 부족한 의혹 제기가 정국을 마비시켰다는 지적이다. 추 원내대표는 "탄핵은 함부로 써서는 안 되는 극히 예외적인 비상수단"이라며 "민주당은 탄핵소추권마저 정쟁의 도구로 삼아서 마구잡이로 내던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광우병·사드·세월호·후쿠시마 오염수 괴담 등 민주당이 괴담 선동을 하면 좌파 세력에 장악된 일부 방송이 확성기가 돼 확산시켰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갔다"고 비판했다.

'청년' 언급하며 한동훈과 손발 맞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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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과 '의료'는 각각 25번, 20번 언급하면서 집권당이 해결해야 할 숙제를 지목했다. 추 원내대표는 "저도 쪽방촌과 돌봄 교실, 의료파업 현장을 둘러보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애환을 들었다"며 "만나는 분마다 '제발 서민들의 민생부터 살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거시경제 지표는 대체로 호전되고 있지만, 국민이 경기 회복을 체감하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정부와 여당은 민생 안전에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더욱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청년'도 12회 입에 올렸다. 격차 해소 등을 언급하면서 청년 표심을 공략하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손발을 맞추는 것으로 풀이된다. 추 원내대표는 "청년층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쳐가겠다"며 "국민의 삶과 아무 상관 없는 정쟁을 여기서 멈추자. 청년에게 희망을 주는 일을 같이 합시다"고 말했다. 이외 추 원내대표는 '이재명'을 6회 언급하면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도 지적했다.

박찬대, '헌법' 22회 언급…과거사·독도 문제도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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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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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을 48회 언급하면서 '정권심판론'을 내세웠다. 윤석열 대통령의 통치 행위가 사실상 반헌법적이라는 게 박 원내대표의 주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헌법 조문을 꺼내 드는 등 '헌법'을 22회 말했다. 그는 "헌법이 유린당하고 있다"며 "헌법을 수호해야 할 책무가 있는 대통령이 헌법을 부정하는 자들을 공직에 임명하는 반헌법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과 '독도'는 각각 10회, 7회 언급하는 등 현 정권의 과거사 및 독도 문제도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의 일방적 친일 정책에 힘을 얻은 일본은 독도 영유권 주장과 역사 왜곡을 더욱 노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이러다가 독도마저 일본에 내주고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진주하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말한 반국가세력의 실체가 있다면 바로 친일을 미화하고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며 헌법을 부정하는 세력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생'과 '의료'는 각각 9회, 8회 말했다. 집권당보다 언급 횟수는 적지만, 박 원내대표는 의료대란 해결을 위한 여·야·의·정 비상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의료대란 해결의 주도권을 잡으면서 민생을 책임지는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 원내대표는 "이 순간에도 환자들이 응급실을 찾아 뺑뺑이를 돌고 있다"며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의료계와 정부도 참여해 사회적 대타협을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쟁에 밀린 '협치'…추경호 2회·박찬대 0회 언급
두 정당의 원내대표가 정쟁에 집중하는 사이, 협치는 뒷전으로 밀렸다. 추 원내대표는 '협치'를 2회 언급하는 데 그쳤다. 추 원내대표는 "국회는 지난달 28일 전세사기특별법을 비롯해 민생법안 28개를 여야 합의로 본회의에서 처리했다"며 "여야 협치의 소중한 싹을 틔운 만큼, 이제부터 잘 가꿔서 풍성한 수확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협치'를 꺼내 들지도 않았다. 다만 '협력'을 1회 언급하며 "정부와 여당의 전향적 입장 변화를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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