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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무료 벗고 풀프라이스 입은 아스트로봇,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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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트로봇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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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로 시리즈는 본디 플레이스테이션 홍보 및 튜토리얼용 무료게임이었다. 가장 주목과 호평을 받았던 ‘아스트로 플레이룸(Astro Playroom)’ 역시 PS5와 듀얼센스 컨트롤러 기능을 선보이기 위해 개발됐다. 재미있는 게임성, 탁월한 플레이, 귀여운 캐릭터가 강점이었지만, 무료게임이었던 만큼 분량이 적고 스토리나 내용도 플레이스테이션 홍보에 가까웠다.

그런 아스트로 시리즈가 ‘아스트로봇(AstroBot)’이라는 신작을 알렸을 때, 많은 게이머가 우려를 표했다. 무료게임이 6만 9,800원 이라는 풀프라이스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기존에 무료였던 게임 후속작을 유료로 내는 것은 다소 용감한 시도다.;

작금의 상황에서 과연 소니와 팀 아소비의 선택이 훌륭한 결말로 이어질지, 직접 아스트로봇을 플레이해봤다. 게임은 정말 탁월했고, 무료게임이 아닌 하나의 훌륭한 풀프라이스 타이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게임성과 완성도를 보여줬다. 향후 탄탄한 IP가 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지만.


▲ 아스트로봇 출시 트레일러 (영상출처: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유튜브 채널)


완성된 게임성에 세밀함과 규모를 더하다

아스트로 시리즈는 2018년 출시된 VR게임 ‘아스트로봇 레스큐 미션’에서 그 게임성이 확립됐다. 귀여운 주인공 로봇 ‘아스트로봇’이 등장하고, 주변 배경은 플레이스테이션 VIP(까메오) 봇과 로봇들로 꾸며졌으며,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플랫포머다. 점프를 길게 하면 발로 레이저를 발사해 바닥을 부수거나 피해를 입히는 시스템, 강공격으로 회전 공격을 하는 등 기본적인 시리즈의 특징은 아스트로봇에서도 건재하다.;아스트로봇은 아스트로봇 레스큐 미션과 상당히 유사한 초반부 스토리와 전개를 보여준다. PS5 함선을 타고 우주를 누비던 중, 외계인에게 습격 당하는 것으로 게임은 시작된다. 함선이 파손되고 승무원은 모두 우주 곳곳으로 흩뿌려진 상황. 주인공 아스트로봇의 목표는 승무원을 구출하고 부품을 다시 획득해 함선을 고치는 것이다. 등장하는 보스, 초반부 스토리, 까메오를 구한다는 임무 등은 아스트로봇 레스큐 미션의 오마주로 보인다. 다만 그 규모가 매우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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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계인에게 습격당한 PS5 함선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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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무원과 까메오 봇을 되찾아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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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거대한 5개의 갤럭시와 잃어버린 은하계로 구성됐고, 각 갤럭시는 약 5개의 메인 행성과 약 7개 정도의 미니 스테이지로 구성됐다. 각 행성별 메인 행성만 더해도 25개 이상에 보스전까지 있어, 약 10시간 정도는 플레이해야 엔딩을 볼 수 있다. 여기에 잃어버린 은하계, 챌린지 코스가 포함된 미니 스테이지 등을 더하면 플레이타임은 더 늘어난다.

각 행성은 서로 다른 기믹들로 구성됐으며, 메인 스테이지는 보스가 없는 경우 빠르면 10분에서 15분, 보스가 있을 경우 20분 정도 소요된다. 물론 스테이지에 따라 소요되는 시간은 상이하지만, 이는 플랫포머 장르에 적합한 분량이다. 숨어있는 봇을 모두 찾는 것은 더 긴 시간이 필요하지만, 스테이지를 한 번 클리어하고 나면 숨겨진 요소를 친절하게 알려주는 기능을 제공해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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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모가 방대해진 아스트로봇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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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챌린지 스테이지, 짧지만 고난도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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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여운 아스트로봇과 함께 모험을 떠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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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맵 구성과 장르 초심자를 위한 편의성

맵이 많아도 각자 구성이 허술하고 세밀함이 떨어진다면 좋은 게임으로 평가할 수 없다. 아스트로봇은 전반적인 세밀함과 새로움, 그리고 특유의 직관성으로 스테이지를 채웠다. 매 스테이지가 풍성한 재미 요소로 채워졌고, 새로운 기믹이 등장할 때마다 설렜다.

아스트로봇은 기본적으로 쌍개구리 장갑(펀치), 불독 부스터(대시), 원숭이 클라이머, 아르마딜로 볼, 문어 풍선 등 수많은 기능들로 스테이지를 꾸민다. 이런 기능들은 각 스테이지 초입부에서 보물상자를 통해 제공되며, 한 스테이지에는 한가지 기능만 등장한다. 각각 기능들은 거대 스펀지 봇을 제외하면 여타 플랫포머에서 한번쯤 봤을 것들이지만, 이들을 적절한 스테이지에서 활용해 재미를 극대화했다. 심지어 일부 변신은 향후 스테이지에서 새로운 기능과 활용 방법이 더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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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을 멈추는 도구, 다양한 구간에서 중요하게 활용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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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코 풍선, 비행에 더해 공기를 불어넣는 기능도 등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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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과 낮 콘셉트의 버튼을 활용한 스테이지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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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능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바로 스펀지 봇이다. 아스트로봇이 물을 흡수할 수 있는 스펀지로 변하는데, 몸이 커져 다른 물체를 부수거나, 물을 뿜어 불을 끄거나, 다른 물체에 수분을 옮길 수 있다. 다양한 능력들이 하나에 합쳐졌고, 스테이지 역시 이런 기능을 백분 활용해야만 모든 수집 요소를 모을 수 있게 설계됐다. 더 놀라운 점은, 해당 변신을 게임 통틀어 단 한 번만 사용한다는 점이다. 1회성 기능임에도 스테이지 배경, 진행 방식을 짜임새 있게 설계한 점에 감탄했다.

아스트로봇에는 이런 변신형 장비 외에도 물을 뿜는 고무 오리, 빛을 내는 램프, 빙판, 점프대 등 수많은 기믹들이 등장한다. 이에 다소 산만함을 느끼거나 많은 정보에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아스트로봇은 특유의 직관성과 안내로 이를 극복했다. 각 기믹은 활용 방식을 알기 쉽도록 각 스테이지에서 적절하게 유도한다. 예를 들어 화산 모양 적은 아르마딜로 능력으로 강철공으로 변한 뒤 분화구를 막아야만 처리할 수 있다. 설명만 들으면 떠올리기 어렵지만, 처음 해당 몬스터를 만나는 구간 동선이 자연스럽게 분화구를 막아 처치하도록 설계됐다. 이런 세심한 설계가 아스트로봇의 전반적인 난이도를 조절한다.;

다만 이런 직관성과 교육과정 때문인지 일부 구간은 오히려 실제 설계보다 쉽게 느껴지는 아쉬움도 있었다. 특히 일부 보스전이 그러한데, 공략 방식이 한눈에 들어와 퍼즐을 푸는 감각이 떨어졌다. 예를 들어 문어 보스는 권투 글러브를 통해 공격지점이라는 정보를 알렸고, 팔콘 보스는 부리 공격을 제외하면 ‘이곳을 공격해라’고 광고하는 느낌이다. 물론 난이도는 개인 편차가 있고, 개성 있는 디자인과 공략법을 동시에 드러낸 보스 외형은 탁월하다고 칭찬할 점이다. 오히려 직관적이지 않아 도무지 공략법을 알기 어려운 퍼즐게임보다는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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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럼 모양의 적, 탬버린 도구를 활용하라는 직관적인 디자인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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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펀지 봇, 물을 머금어 거대해졌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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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개구리 주먹, 펀치로 다양한 퍼즐 해결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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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했던 카멜레온 보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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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센스 컨트롤러를 백분 활용한 피드백과 화려한 BGM

스테이지 진행에 재미를 더하는 요소가 바로 팀 아소비의 듀얼센스 컨트롤러 활용 노하우다. 로봇이 걷는 표면,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물, 조작 등을 손으로 느낄 수 있다. 이런 조작은 퍼즐에서도 확실한 피드백을 전달한다. 물체를 쥘 때는 버튼이 잘 눌리지 않고, 장비를 사용할 때는 미묘하게 서로 다른 진동과 피드백을 통해 이를 전달한다. 또한 표면에서 손을 대고 진동을 파악하는 퍼즐, 입으로 바람을 부는 퍼즐 등도 새롭게 추가됐다.

여기에 더해 원래도 흥겹고 귀여웠던 음악이 더욱 풍성해졌다. 일반적으로는 음악이 게임성을 크게 좌우하지는 않는다. 반면 아스트로봇은 BGM이 매 순간 귀를 즐겁게 했고, 게임을 더 재미있게 느껴지도록 만들었다. 바다에서는 시원한 파도와 밝은 햇살이 느껴지는 잔잔한 음악이, 사막과 아라비아 배경에서는 피리를 중심으로 구성된 음악이 완성도를 한층 더 끌어올린다. 같은 BGM을 서로 다른 장소에서 다른 악기, 다른 템포를 통해 변주를 주기도 했다. 가장 좋았던 장소는 베이스 캠프로, 음악 때문에라도 계속 머무르고 싶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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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세한 진동을 활용한 퍼즐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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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한 진동으로 빙판을 묘사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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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레이스테이션에 출시된 수많은 게임 캐릭터가 까메오로 구현됐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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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의 역사가 집약된 새로운 IP

게임에는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출시된 수많은 타이틀이 까메오와 캐릭터 코스튬, 스테이지 등을 통해 소개된다. 이는 오랜 역사를 가진 회사가 아니라면 시도조차 하기 어렵다. 듀얼센스 컨트롤러 비행기 역시도 색을 입혀 꾸밀 수 있다. 이런 것들을 만들어내는 것은 결국 역사에 기반한 상상력이다. 기존에 존재했던 PS5 본체로는 우주선을 만들고, 존재했던 캐릭터들을 까메오로 활용했다. 모두 소니가 보유한 것을 상상력에 기반해 융합한 뒤 세밀함을 더한 것이다.

귀여운 아스트로봇의 디자인 역시 이런 요소를 살렸다. 만약 실사로 이런 캐릭터들이 모두 등장했다면 번잡스럽거나, 진지하고 뽐낸다는 비판을 받기 십상이다. 하지만 귀여운 SD 봇 캐릭터로 구현하자, 귀엽고 사랑스러우면서도 플레이스테이선을 상징하는 캐릭터로 완성됐다. 소니 홍보용 게임에서 출발해 이런 요소를 버리지 않으면서도 거부감이 없었고, 풀프라이스 단일 타이틀로서 캐릭터성, 게임성, 세밀함 등 모든 부분에서 완성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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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P의 힘이 느껴지십니까?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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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여운 캐릭터, 탁월한 완성도로 즐긴 '아스트로봇'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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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후속작이 어떻게 구성될지에 대한 우려는 남는다. 까메오를 모으고 이를 활용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방식은 아스트로봇 레스큐 미션을 포함해 이미 두 차례나 활용했다. 이에 동일한 방법으로 후속작을 내기는 어렵다. 여기에 더해 이번 시리즈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뤄졌던 소니 중요 IP 일부는 이미 플레이에 활용됐고, 차기작에서는 사용하기 어렵다. 유사함은 퍼즐 플랫포머에서 매우 치명적이다. 슈퍼마리오 시리즈는 매번 새로운 게임플레이를 선사했기 때문에 최고의 플랫포머로 평가 받지만, 이는 매우 어렵다.

결과적으로 아스트로봇은 완성도가 높고 재미있는 플랫포머였다. 귀여운 주인공과 까메오 캐릭터의 외모와 움직임, 다양한 기믹과 플레이 요소, 훌륭한 배경과 음악, 화려한 보스전 등 즐길거리가 풍성했다. 6만 9,800원이 아깝지 않았고, 향후 소니 주요 IP 중 하나로 자리매김 할 듯 보인다. 콘코드 사태 등 소니의 부정적인 현 상황을 모두 뒤집기에는 다소 약하지만, 훌륭한 새 시리즈가 탄생한 것은 축하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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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김형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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