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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디저트세트 70개 배달 가려는데…대학원생 "결제안했으니 취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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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주문 후 "입금 안 했으니 취소" 통보

사연 접한 타 학과서 정가보다 낮게 구매

업주 "같이 화내줘서 고맙다"

한 대학원생에게 단체 주문을 받은 자영업자가 갑작스러운 주문 취소로 난처한 일을 겪었다.
아시아경제

오토바이 배달원이 배달을 하는 모습으로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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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의 한 대학교 인근에서 디저트 가게를 운영 중인 A씨는 지난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근처 대학교에서 70세트 단체 주문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그는 "학교 행사는 당일에 결제하는 경우도 있어, 아침에 문자로 입금요청을 한 번 더 하고 디저트를 만들었다"며 "배달 직전 주문자에게 전화를 했더니 '입금 안 했으니까 취소한 것 아니냐. 오지 말라'고 하더라"는 이야기를 했다. 당시 A씨가 주문받은 해당 디저트 세트는 2500원 커피 1잔과 3000원 디저트 1개로 구성된 품목이었다.

A씨는 "주문자는 학생이 아니고 대학원 측이었다. 사람들이 다쿠아즈는 느끼해서 싫다고 했다더라"라며 "그럼 더 빠르게 연락해 취소한다고 해야 했던 것 아니냐. 내가 반값이라도 결제하라고 하니까 너무 당당하게 '취소 연락을 안 해서 죄송하긴 하지만 결제는 못 하겠다'고 하더라"라고 격분했다. 그러면서 "혼자 운영하는 곳이라 2시간 동안 다른 주문도 제대로 못 받고 만들었다"며 "취소를 통보받고 넋이 나간 채 1시간을 그대로 날렸다. 누군가에게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고 토로했다. 주문자는 인근 대학교 대학원에 다니는 학생으로, 이날 신입생 환영회를 개최한 후 A씨 가게가 아닌 다른 곳에서 판매하는 디저트를 나눠준 것이 확인됐다.

사연이 알려지자 A씨의 SNS에는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유저들은 "나라도 사고 싶은 심정", "어린 나이도 아닐 텐데 그렇게 양심 없이 살지 말라", "해당 대학교 재학생인데 내가 다 죄송하다" 등 A씨와 함께 분노하며 격려와 응원을 보냈다. 이를 보고 다시 힘을 낸 A씨는 주문 취소된 커피 70잔을 중고거래 앱에 정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게시했고, 사연을 알게 된 해당 대학교의 한 학과에서 이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모두가 자기 일처럼 같이 화내주고, 이런저런 방법을 알려줘서 진심으로 고맙다"며 "이런 분들 덕분에 세상은 아직 살 만하다고 하는 것 같다. 혹시나 매장 방문이든 배달이든 우리 가게에서 주문을 한다면 더욱 잘 챙겨주겠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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