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5 (금)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아저씨 믿고 뛰어내려” 화재현장서 뛰어내린 초등생 받은 경찰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찰 “겁먹은 아이 달래며 뛰어내리도록 유도”

세계일보

지난 5일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석정리의 한 물품 보관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 현장 모습.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저씨들을 믿고 뛰어내려라!”라는 외침이 지난 5일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석정리의 한 물품 보관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들려왔다.

이날 오후 4시경, 화재가 발생하자 소방당국은 신속히 공동 대응 요청을 했고, 이를 받은 평택경찰서 포승파출소의 구자웅 경장과 김관식 경사는 즉시 순찰차를 석정리 방향으로 돌렸다.

신고 접수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두 경찰관은 불길이 치솟고 연기가 자욱한 창고 주변을 살펴보며 구조할 사람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3층 높이의 창고 2층에서 창밖으로 얼굴을 내민 한 남자아이의 절박한 목소리가 들렸다. 남자아이는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며 구조를 요청하고 있었다.

구 경장과 김 경사는 즉시 건물 안으로 진입하려 했으나, 불길과 연기가 너무 심해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두 경찰관은 아이에게 “어서 뛰어내려라. 아저씨들이 밑에서 받을 테니, 우리를 믿고 뛰어내려”라고 외쳤다. 이 말에 용기를 얻은 아이는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고, 두 경찰관은 안전하게 아이를 받아낼 수 있었다.

구조된 아이는 창고 주인의 아들인 초등학교 6학년 학생 A군으로, 키 153cm에 43kg의 약간 마른 체형이었다. A군은 구조 후 연기를 흡입하여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며, 현재 통원 치료 중인 상태로 알려졌다. 다리 부위에 염좌 등의 부상이 있었지만, 심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의 가족들은 경찰관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아들의 안전한 구조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경찰 관계자는 “겁먹은 아이를 차분하게 달래며 창문을 통해 뛰어내리도록 유도했다”라며 “급박한 상황 속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 인명을 구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전기적 요인에 의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자세한 화재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