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둔 경찰관들, 경로당 출동…
보이스피싱 예방법 공부하는 7080
지난 5일 오후2시 서울 관악구 미성경로당에서 경찰관들이 노인들을 대상으로 유인물을 나눠주고(왼쪽)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오른쪽)/사진=오석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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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아니까 안 당하지."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5일 오후 2시 서울 관악구 미성경로당. 경찰들에게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을 받던 80대 A씨는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서울 관악경찰서 미성파출소와 관악서 여성청소년계, 피싱 전담팀 소속 경찰관들이 경로당을 방문해 보이스피싱 등 범죄예방 교육을 실시했다.
경찰은 △검찰 사칭 △저금리 대환대출 △상품 결제 △카드발급 △택배 △법원 △교통 범칙금 △자녀 사칭 등 어르신들이 취약한 피싱 유형을 소개하고 각 유형별 대처법을 교육했다.
최남욱 관악경찰서 피싱전담팀장은 "공무원들은 어르신들 정보가 필요하면 직접 온다"라며 "헷갈리신다면 미성파출소로 오셔서 한번 물어보시라"라고 당부했다. 어르신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동안 걸려온 전화 중 피싱이 의심되는 내용들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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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공부해서 대비해야지"…어르신들 반응 뜨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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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미성경로당 한 어르신의 핸드폰에 보이스피싱 방지 어플인 '시티즌코난' 어플이 설치된 모습/사진=오석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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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은 이날 공동체 치안 활성화 교육 후 애플리케이션 '시티즌 코난'도 설치했다. 시티즌 코난은 휴대전화를 이른바 '좀비 폰'으로 만드는 악성 앱을 찾아 제거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A씨는 "지난달 교육 이후 보험 재계약을 위해 본인 확인과 신분증이 필요하다는 전화가 왔다"며 "그때 '서류를 들고 직접 오시면 내가 읽어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하니까 바로 전화를 끊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사기 전화에는 이제 당하지 않는다"고 크게 웃었다.
70대 어르신 B씨는 "이제 보이스피싱이 뭔지 제대로 알았다. 우리도 배워야 한다"며 "경찰이 가르쳐주니 확실히 안심된다"고 말했다.
70대 C씨도 "한번은 검찰 수사관이라며 전화가 왔다. 교육받은 게 생각나서 받자마자 '내가 검사다 이놈아'하고 끊어버리니 다시는 (전화가) 오지 않는다"라며 "여기서 교육을 들은 내용을 자식들에게도 알려줄 정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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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피해 1위는 '60대 이상'…"어르신들 치안 불안 해소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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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이뤄진 교육을 미성경로당 총무가 기록한 모습(위), 5일 오후 2시 40분쯤 교육이 끝난 모습(아래)/사진=오석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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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 보이스피싱 피해 중 60대 이상의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되면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예방 교육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특히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자녀를 사칭하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노인들이 노출된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3월 발표한 2023년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60대 이상 피해자가 전체 36.4%로 파악됐다. 60대 이상 피해금액은 704억원으로 조사됐다.
이에 경찰은 각 지구대 및 파출소를 공동체 지역 관서로 정하고 공동체 치안 활동 활성화 목적으로 보이스피싱 등 범죄예방 교육에 나서고 있다. 경찰은 2022년 경찰 인력을 한 곳으로 집중해 범죄대응 역량을 기르는 '중심지역관서' 제도 시행 후 인력 운영에 여유가 생기자 이들을 시민들과 함께 하는 공동체 치안 활동에 적극 투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을 비롯해 가정폭력 등 각종 범죄예방 교육을 통해 노인분들 치안 불안감을 해소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중심지역관서 외 지구대·파출소를 활용해 공동체 지역 치안 활동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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