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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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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한 여자 말만 듣냐” 키즈카페서 소변본 아이, 父의 황당 사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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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 내 키즈카페에서 바지에 소변을 본 아이의 부모가 남긴 사과문이 온라인에서 논란이 됐다.

지난 6일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파트 내 키즈카페 부모의 사과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최근 키즈카페에서 바지에 소변을 본 아이 아빠”라고 자신을 소개한 후 “우선 키즈카페를 이용하시는 입주민분들께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했다. 이어 “(키즈카페) 폐쇄로 인해 불편을 드린 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A씨에 따르면, 그의 자녀가 키즈카페에서 소변 실수를 했고 이 사실을 다른 입주민이 게시판 등을 통해 알렸다.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는 다수의 민원 접수 후 A씨에게 연락했고, 그는 자기 자녀의 일이 맞는다고 시인했다. 입대의는 “아이 소변으로 인한 청소비 45만원을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A씨는 “뜬금없는 문자에 당황했고, 청소비 배상에 대해 이의제기서를 제출했다”며 “아무런 자초지종도 들어보지도 않고 신고한 여자 말만 듣고 일방적으로 청소비 배상하라는 문자에 화가 났다”고 했다. 이어 “9월 4일 입대의 회의가 있었고 청소비 배상을 하거나 직접 청소하는 것으로 결과가 났다”고 했다.

A씨는 “아무쪼록 우리 아이가 소변을 한 방울을 흘렸든, 온 사방에 갈겼든 상관없이 키즈카페 깨끗하게 청소 및 소독할 것을 약속드리며 사과문을 마치겠다”며 주말에 청소할 예정임을 알렸다.

그러면서도 “게시판에 글 올려준 그분께 영화 ‘타짜’의 대사를 보여드리고 싶다”며 “아줌마, 신고 정신이 투철하면 리승복이처럼 XXX가 찢어져요”라고 했다. 화투를 배우려는 고니(조승우)가 평경장(백윤식)의 보디가드에게 겁 없이 대들었다가 맞는 모습을 보고 세탁소 아주머니가 신고하려고 하자 평경장이 하는 대사다.

조선일보

아파트 단지 내 키즈카페에서 소변 실수를 한 아이의 부모가 올린 사과문.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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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성인보다 생리현상을 조절하기 어렵기에 이와 같은 일들은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 편이다. 모래, 밀가루, 볼풀 등을 운영하는 사설 키즈카페는 아이가 대소변시 교체 및 청소에 따른 배상 비용을 청구한다는 경고문을 부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다 보니 보험 업계에서는 아이들이 키즈카페에서 대소변 실수를 했을 때 손해를 보상해 주는 보험도 판매한다.

A씨의 글을 본 네티즌들은 “사과문이냐 협박문이냐” “결국은 마지막 줄이 하고 싶었던 말이냐. 사과문은 사과문답게 쓰자” “키즈카페도 아이와 어느 정도 같이 놀아주고, 하면 안 될 짓을 하면 안 된다고 알려줘야 하는데 아이는 신경도 안 쓰고 핸드폰만 하는 부모일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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