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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숨쉬기조차 힘든 순간 그 숨통을 틔어준 위로의 존재 [여책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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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마음 한편에는 힘듦의 한 구석이 자리합니다. 평범한 일상일수도, 사회생활 내지는 가족이나 친구 사이의 관계일수도 있을 겁니다. 금전 문제일수도, 취업이나 먼 미래의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에서 힘들 수 있을 텐데요. 이럴 때 따스한 위로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지 않을까요. 특히 익숙한 곳을 떠나 여행지에서라면 더욱 의미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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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오로라 / 사진 = 언스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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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이름에서조차 얼음 느낌이 물씬 풍기는 아이슬란드를 찾아 여름과 겨울을 보내고 온 한 여행작가 부부와 삶에 새로운 활력소가 필요해 홀연히 짐을 싸 스페인 산티아고로 떠난 목사. 이 두 팀은 여행을 통해 위로를 받았고, 마음에 지혜와 용기도 담았다고 하는데요. 이들이 추억하는 여행 이야기를 여책저책이 전합니다.

‘낯선 위로 아이슬란드’
글 권호영‧사진 제이 | 도서출판 푸른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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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도서출판 푸른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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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조금씩 거대한 빙하가 움직이며 땅의 모양이 바뀌고 있는 나라가 있다. 그래서일까. 최근 그곳에선 연이은 화산폭발과 지진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전 국토의 1/10 이상이 빙하로 뒤덮인 곳, 아이슬란드다.

​버킷리스트 여행지 상위에 항상 이름을 올리는 그곳을 한 여행작가 부부가 여름부터 겨울까지 40여일을 보낸 뒤 ‘낯선 위로 아이슬란드’란 책으로 엮었다. 글은 남편 권호영 씨가, 사진은 아내 제이가 맡았다. 이들은 여행 전 아이슬란드에 대해 궁금증이 컸다. ‘오로라를 볼 수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북극권일까?’ ‘여름에는 백야라 해가 지지 않는다는데, 잠은 어떻게 잘까?’ ‘겨울에는 대부분 어둡다는데, 추위를 견디며 여행하기에 괜찮을까?’ ‘비와 눈과 바람 같은 날씨의 변덕에 어떻게 대처하나?’ 등이다.

정작 아이슬란드에 머물면서도 마찬가지였다. 자연 속에서 저절로 생긴 지열 온천이나 여름에 볼 수 있다는 퍼핀이라는 새, 사람 숫자보다 많다는 양, 운전하다가 양을 다치게 하면 큰일 난다는 사실 등을 그곳에 거주하며 하나씩 알아갔다. 아이슬란드에서만 볼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화산 투어, 빙하가 녹은 물속에서의 스노클링, 빙하산으로의 하이킹, 오로라 투어, 빙하 스노모빌 투어, 여름에만 할 수 있는 퍼핀 투어까지 40일 동안 아이슬란드 곳곳을 누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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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 사진 = 언스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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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도, 때로는 깨달음도, 위로도 느꼈다. 내비게이션 오류로 길을 잘못 들어섰다가 절벽 끝에 아슬아슬하게 차바퀴가 빠지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았을 때가 대표적이다. 다행히 친절한 현지인들 덕에 위기를 벗어났고, 어떤 일이든 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독하다할 만큼 고독한 풍경이 있는 곳에선 스스로 대화하기도 했다. 또 눈에 펼쳐지는 낯설지만 아름다운 모습을 통해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힘이 돼줄 위로라 여기며 마음속에 저장했다.

​이런 느낌과 여정을 부부만 갖고 싶지 않았다. 글과 사진을 통해 독자와 공유하고 싶었다. 권호영‧제이 부부는 “익숙한 곳을 떠나 신비하고 아름다운 대자연을 누리고 싶은 사람이나 대자연을 체험하는 도전정신이 끓는 사람이라면 꼭 아이슬란드 여행을 추천한다”며 “이 책이 그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산티아고 다이어리 – 길 위의 대화들’
김재흥 | 옐로브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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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옐로브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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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재흥은 현재 목회자의 삶을 살고 있다. 아내 그리고 두 딸과 고양이가 가족이다. 밖에서는 목사, 집에서는 집사로 불린다. 그런 그에게 20년 동안 한 곳에서 일한 것에 대한 선물로 40일이라는 휴가가 주어졌다. 저자는 선물 활용방법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그러다 결정한 것은 오랜 시간 묵혀둬 거의 잊고 지냈던 버킷리스트였다. 여행이다. 그것도 먼 여행. 예전에 읽었던 김남희 작가의 ‘소심하고 겁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2-스페인 산티아고 편’이 그 시작이다.

​결국 최종 결정은 산티아고였다. 그는 새로운 호흡을 찾고 싶다는 단순한 바람으로 최소한의 소지품만 챙겨 순례자의 길로 떠났다. 새벽별이 뜨면 걷고, 해가 지면 맑은 얼굴의 여행자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고, 밤에는 일기장에 그날 하루를 써내려가며 생애 가장 단순하게 살아 본 30일을 책 ‘산티아고 다이어리 - 길 위의 대화들’로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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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 사진 = 언스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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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한 전설이 깃든 길, 표준화된 루트, 오래 축적된 노하우로 운영되는 비교적 안전하고 전문적인 시스템, 가난하고 열린 마음으로 찾아오는 동료 순례객들의 이야기도 두루 담았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다양한 배경의 친구들과 그 길에서 나눈 대화들을 담백하게 소개하기도 했고, 설렘과 호기심으로 시작한 길이 차츰 지혜와 용기, 위로와 기도로 채워지는 800km의 여정을 온전하게 전하고 싶었다는 게 저자의 바람이다.

​저자의 동료인 김기석 청파교회 원로목사는 “이 책은 장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맺은 우정의 이야기”라며 “순례자라는 공통점이 없었더라면 도무지 만날 수 없었던 이들이 만나 우정을 나누고, 깊은 환대를 경험하는 일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 수 있다”고 일독을 권했다.

저자도 “어느 날 호흡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고, 가슴이 갑갑했다”며 “내게는 새로운 공기와 새로운 호흡이 필요했다”면서 “이 책이 인생의 새로운 시작이 필요한 이들이나 쉼과 회복이 필요한 이들에게 따뜻한 우정과 도전의 메시지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 ‘여책저책’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세상의 모든 ‘여행 책’을 한데 모아 소개하자는 원대한 포부를 지니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출판사도 좋고, 개별 여행자의 책도 환영합니다. 여행 가이드북부터 여행 에세이나 포토북까지 어느 주제도 상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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