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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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에 높아졌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3분기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 스마트폰과 PC 등 소비자용 IT 기기에 탑재되는 메모리 반도체의 예상보다 더딘 수요 회복세를 반영해 영업이익 전망을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을 10~20%가량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기존 13조원에서 10조원 안팎으로, SK하이닉스는 7조원대에서 6조원 수준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이 나온 배경은 스마트폰과 PC 등 소비용 IT 기기에 탑재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3분기 애플 아이폰 16 시리즈 등 고객사 신제품이 3분기 출시되지만, 그동안 IT 수요 침체가 이어지며 고객사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쌓인 탓에 공급량이 예상치를 밑돌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AI 서버 기업들과 달리, 스마트폰과 PC 업체들은 지난해 3분기부터 메모리 재고 축적을 지속했다. 3분기 신제품 출시에도 수요가 예상을 하회하고 있어 하반기 메모리를 비롯한 부품 구매에 보수적인 전략을 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9조7000억원으로 컨센서스 영업이익(13조7000억원)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AI 시장 개화와 맞물려 AI 서버에 탑재되는 HBM과 고성능 D램, 기업용 솔리스테이트드라이브(eSSD)의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지만, 매출 비중이 높은 IT 기기용 수요는 기대만큼 확대되지 않아 메모리 수요 양극화 현상이 야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D램 수요의 40%를 차지하는 스마트폰, PC 등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제품 수요 부진은 하반기에도 크게 회복될 가능성이 낮아, D램 수요 양극화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샤오미와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도 모바일 D램 관련 원가 절감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샤오미와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은 삼성전자, 애플과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가성비를 앞세운 전략을 취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도 성능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고부가 부품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해, 수익성 제고를 위한 원가 절감이 필요한 상황이다. 조현지 DB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향 메모리는 중화권 스마트폰 고객사 위주 판매 가격 상승 저항이 일부 포착되고 있다”고 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아직 HBM3E 제품과 관련해 업계 ‘큰 손’인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 통과도 당초 기대와 달리 늦어지고 있어 실적 전망이 낮아진 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를 현재 중국 시장에 판매되는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일부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강성철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연구원은 “증권업계에서는 늦어도 8월에는 삼성전자 HBM3E 8단의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가 통과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직 관련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며 “현재 중국 시장을 겨냥한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공급하고 있다고 알려진 HBM3 물량도 많지 않고, HBM3E 8단 제품이 하반기 통과가 되더라도 4분기나 내년 실적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엔비디아에 HBM3E 8단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며, HBM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하이닉스도 스마트폰과 PC 시장에서의 수요 약세를 겪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조 연구원은 “HBM, eSSD 수요 강세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B2C IT 수요가 예상돼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10%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전병수 기자(outstand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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