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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금통위 "집값대책 효과 살핀 후 인하…금리 높일 필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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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금통위 의사록

뉴시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4.08.22.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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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의 8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는 물가가 금리 인하 여건을 충족시키며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고민이 드러나면서도 집값과 가계부채에 대한 경계 흔적이 가득했다. 금통위원들은 일제히 정부의 부동산 대책 효과를 면밀히 살핀 후 피벗(금리 인하)에 나서겠다고 시사한 가운데 한 위원은 집값과 가계부채를 볼때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보였다.

한은이 10일 공개한 '2024년 제16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개별 의견 개진을 싣지 않는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인은 13회 연속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3.5% '동결'을 결정했다. 다만, 3개월 뒤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금통위원이 4명이 나오며 균열이 생겼다.

통화정책문구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 등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문장이 추가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간담회를 통해 "한은이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하가 부동산 상승 촉매제 되선 안돼"


8월 의사록에서 금통위원 모두는 금리 인하가 수도권 집값과 가계대출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효과를 지켜본 후 피벗에 나서야 한다는 시각을 보였다. 특히 위원 중 한명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한 발언도 내놨다.

한 위원은 "통화정책 기조 전환에 앞서 완화된 금융여건이 부동산 시장과 관련된 취약성과 맞물려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금융안정, 중장기적인 성장, 그리고 구조개혁 추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위험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책금리 경로를 물가와 성장을 고려할 때 보다 좀 더 높게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신성환 위원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기자들과 만나 "집값이 계속 상승하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금리를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의 촉매제가 되어선 안된다"면서 "일부 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이 가계부채 증가뿐 아니라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장기적으로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효과를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자주 언급됐다. 다른 위원은 "정부 대책이 최근 발표된 만큼 당분간은 가계부채 및 주택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정부 대책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은 "금리 인하가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폭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게 높아졌다"면서 "소득 수준보다 과도하게 높은 주택가격은 금융안정을 저해하고 자원배분을 왜곡시켜 우리 경제의 생산성을 하락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택 가격 안정화를 위해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시점에서는 통화정책이 금융시장 불안정 요인을 확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며 향후 거시건전성 정책 등 부동산 관련 대책들의 효과를 살펴보면서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했다.

다른 위원은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 등 금융불균형을 제어할 효과적인 거시건전성 정책과의 병행은 필수 요건"이라고 했다. 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정부에 집값 급등을 막을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요구한 것으로 읽힌다.

"물가, 긴축 점진적 완화 환경 무르익어"


다수의 위원은 물가 경로에 대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한 금통위원은 "향후 공급 측면 물가 압력의 축소 조정으로 점차 목표 수준에 근접하는 하향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다른 위원은 "물가 측면에서 피벗 위험이 매우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위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하향하는 추세가 지속된다면 금년 말에는 2% 초반에 이를 것"이라면서 "통화정책 긴축 정도를 점진적으로 완화할 환경이 무르익었다"고 봤다. 한 위원도 "물가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가면서 목표 수준으로 점차 수렴해 갈 전망"이라고 했다.

내수에 대해서는 부진 우려가 높다는 시각과 완만하게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시각이 다소 엇갈렸다. 한 금통위원은 3분기 이후에는 지속된 실질임금 상승 효과로 민간소비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내수가 완만한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 위원은 "앞으로 국내 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실질 소득 개선으로 소비도 점차 회복됨에 따라 잠재 수준 이상으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다만 한 위원은 "복잡하고 예측이 어려운 지정학적 리스크로 세계 교역 개선이 더디고 내수도 예상보다 회복세가 지연될 것으로 보여 성장 모멘텀은 다소 약화될 것"이라고 했다. 다른 위원은 "소비 등 내수 회복세는 더딘 점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 기조를 전환할 여건이 조성되어 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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