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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정인선 “내 ‘DNA러버’요? 연애 많이 했다고 써주세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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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드라마 ‘DNA러버’ 여주인공 정인선

매주 토·일 밤 9시 10분 방송

조선일보

정인선은 TV조선 주말 드라마 ‘DNA러버’의 여주인공 소진에 대해 ‘발칙한 탱탱볼’ 같은 인물이라고 했다. 자신과 유전자가 딱 맞는 사랑을 찾는 주인공처럼 정인선도 자신에게 딱 맞는 ‘인생 배역’을 찾는 여정을 이어오고 있었다. /고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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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드라마와 영화에서 여러 인물을 만나고 작품 속의 누군가를 연기하지만, 끝나고 나면 ‘나’의 무언가가 거기 남겨진다고 생각해요.”

TV조선 주말 드라마 ‘DNA러버’ 여주인공 한소진 역 배우 정인선(33)은 작품 속 엉뚱하고 발랄한 주인공과 비슷하면서 또 달랐다. 1996년 아역으로 데뷔한 그는 연기 경력만 27년을 훌쩍 넘긴 베테랑 연기자. 배우들이 모인 자리에서 데뷔 연도 순으로 따졌을 때는 고참(?)인 경우가 많다. SBS 시트콤 ‘순풍산부인과’(1998)에 아역으로 등장했고,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2003) 마지막 장면에서 수로를 뒤지는 송강호에게 “거기 뭐 있어요?”라고 말을 걸던 그 초등학생이 바로 정인선이다. 성인이 되어서도 영화 ‘한공주’(2014), 드라마 ‘맨 몸의 소방관’(KBS2, 2017), ‘너의 밤이 되어줄게’(SBS, 2021) 등 수많은 작품을 통해 연기 경력을 쌓았다. ‘백종원의 골목식당’(SBS)에 출연하며 이른바 ‘직설적’ 음식평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평소 작품을 선정할 때, “자기 복제를 하지 않기 위해, 매번 다른 성격의 인물을 택하려 노력한다”고 했다. 이번 작품을 선정한 이유도 그동안 자신이 연기해왔던 여러 인물과 다른 무엇을 봤기 때문. 극중 한소진은 유전자를 통해 질병을 치료하고 면역을 키우는 일을 하는 한 민간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인간의 모든 특성을 유전자가 결정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끊임없이 DNA에 집착하며 우연히 최시원(심연우 역)의 땀 냄새에서 자신과 유전자 궁합이 딱 맞는 존재라는 것을 확인하고, 크고 작은 사건과 인연으로 최시원과 엮이며 인연을 찾아가는 로맨틱 코미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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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우(최시원·오른쪽)가 한소진(정인선)과 데이트하면서 머리에 헤어핀을 꽂아주고 있다.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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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는 “평소에 털털하고 수더분한” 성격이라는 그는 이번 역할을 소화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특히 DNA 연구원 소진은 혼자서 PPT 프레젠테이션하고, 실험하면서 중얼거리는 ‘혼잣말’이 많다. 정인선은 “상대방과 대화를 주고받는 장면에 비해 혼자 처리하는 장면은 몰아서 따로 찍어야 하고 혼자 감정 몰입하는 것도 힘든 측면이 많았다”면서 “촬영 전날까지 정말 수능 때보다 더 열심히 밑줄 쳐가면서 공부해 찍었다”고 했다. ‘DNA를 통한 인연 찾기’라는 독특한 소재가 전혀 낯설지 않게 보이도록 만든 것은 어쩌면,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코믹하게, 때로는 절실하게 한 인물을 소화해낸 정인선의 힘이었다.

작품에선 감정을 자유롭게 분출하는 장면이 많았던 것은 마음에 들었던 점. 그는 “마음껏 웃고 내지르면서 속시원했던 작품”이라며 “통통 튀는 탱탱볼 같은 캐릭터여서 체력적으로 딸릴 정도로 힘들었는데 희한하게 스트레스는 덜했다”고 했다. 정인선으로선 그동안 자신에게 없었던 ‘유쾌 상쾌 통쾌’ 캐릭터를 하나 장착한 셈.

그는 연기를 ‘흙구덩이’에 비유했다. “작품 한 편을 할 때마다 작가와 감독이 만든 세계 안에 배우도 들어가 세계를 새롭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수동적으로 있을 수 없죠. 배우가 편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공부하고 스스로를 흙구덩이에 던져서 미개척지를 개척하고 탐구하는 것이 배우인 것 같아요.”

이번 드라마는 정인선이 얼마나 유연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는 “제 개인으로서도 새로운 도전을 담고 있고 애착이 많이 가는 작품”이라며 “제가 저 자신을 내려놓고 한계점이 어디인지 확인해 보고 싶었던 시점에 이 작품을 만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무슨 뜻일까. “제가 이전이라면 ‘이렇게까지 웃으면 너무 과하지 않을까, 이렇게까지 화내면 너무 보기 싫지 않을까’ 이런 걱정에 사로잡혀 저 자신을 잡고 있었던 것을 이번에 많이 풀었던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좋은 작품으로 좋은 캐릭터로 이렇게 신나서 얘기할 수 있는 작품을 계속 만나고 싶다”고 했다.

최근 만난 그는 드라마 속 소진과 헤어스타일이 바뀌어 있었다. 촬영도 끝났을 텐데 요즘은 뭐하냐고 묻자, “저 집순이예요, 집에서 가구들 위치도 바꾸고... 그러면서 놀아요”라고 했다. “주말이면 ‘DNA러버’를 보며 마음을 졸이기도 하고 잘했어 이렇게 스스로를 칭찬하기도 한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토·일요일 방송이 끝난 뒤 월요일에 제일 마음이 편하다”고도 했다.

본인은 DNA러버를 찾았는지 묻자, 그는 “연애 경험요? 많다고 써주세요(하하하) 그냥 많은 20~30대처럼 다양한 인간적 경험을 하고 있어요”라면서 웃었다.

‘DNA러버’는 이제 한창 중반을 향해서 치닫고 있다. 그는 “서로 아웅다웅 티격태격하지만 결국 서로가 서로를 구원해주는 관계로 발전하고, 그 과정에서 던져주는 메시지가 매우 건전하다”면서 “지금부터 정말 재밌어지니까 꼭 보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DNA러버는 TV조선에서 매주 토·일요일 밤 9시10분에 방송한다.

[신동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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