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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이슈 세계 금리 흐름

갑자기 솟아오른 50bp 빅컷 금리인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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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bp 인하 대세론 하루만에 뒤집혀 사실상 5대 5 수준으로 반전…7월에 밀린 숙제 한꺼번에 하자는 월가 주장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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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8일에 단행할 금리인하와 관련해 월가의 기대가 갑자기 커지기 시작했다. 기존 25bp 인하를 예상하던 이들이 갑작스럽게 50bp 빅컷으로 기대치를 키운 것이다.

13일(현지시간) CME 페드와치에 따르면 선물시장의 트레이더들이 기대하는 빅컷 가능성은 일주일 사이 10%대에서 이날 현재 49%까지 상승했다. 당초 25bp 인하 가능성이 70% 혹은 80% 이상이던 것을 감안하면 기대감이 갑자기 솟아오른 셈이다.

페드와치 기록으로 한 달 전인 8월 13일 기준 25bp 인하 가능성은 47%였고, 50bp 인하는 53%였다. 하지만 일주일 전인 9월 6일에는 이 가능성이 50bp 30%, 25bp 70%로 완연하게 역전됐다. 어제인 12일까지 예상 확률은 50bp 28%, 25bp 72%로 대세가 스몰스텝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4년 만에 금리정책을 완화하는 연준에 대한 월가의 기대는 하룻밤 사이에 달라졌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스왑 시장의 거래자들이 높은 금리로 인한 경제 피해를 막기 위해 연준이 대대적인 금리인하를 선택할 가능성을 49%까지 높였다고 전했다. 전일 한 때 확률이 15%까지 떨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급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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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빌 더들리는 "연준이 내주에 50bp를 인하해야 하는 강력한 근거가 있다"며 "현재 기준금리 5.25~5.5%는 23년 만에 최고치인 수준으로 미국의 경제성장에 지나치게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연준은 통상 25bp를 기준보폭으로 금리정책을 실행하지만 경기침체가 진행될 위험이 있다고 여겨질 경우 빅스텝을 통해 선제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연준은 지난 7월 FOMC(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도 금리를 인하했어야 한다는 지적을 얻고 있다. 그 이후로 인플레이션이 더욱 낮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밀린 숙제를 한꺼번에 해치우는 것이 올해 안에 나타날 수도 있는 경기침체를 막을 방도라는 것이다. SGH마크로 어드바이저스의 수석 경제학자 팀 듀이는 "연준이 가장 후회하지 않는 길은 50bp 인하로 시장을 이끄는 것"이라며 "그게 유일하게 논리적인 정책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알게브리스 인베스트먼트의 펀드 매니저인 가브리엘 포도 "경기침체를 겪고 나서 뒤처지는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금리를 앞당겨서 낮추는 편이 낫다"고 강조했다.

월가에서는 9월 조치가 사실상 11월 초 대선 이전에 경기침체를 막을 마지막 정례회의라는 명분을 들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미국 경제를 연착륙으로 이끄는 것이 정치적 안정성을 도모하는 측면에서도 더 소중한 기회라는 주장이다. 물가는 이제 2%대 중반으로 떨어졌고 이날 미시간대 조사에서도 내년 소비자 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대치는 2.7%로 떨어져 2020년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9월 소비자 신뢰도 역시 4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프랭클린 템플턴 인베스트먼트 솔루션의 최고투자책임자인 와일리 톨렛은 "주거비 부문의 인플레이션이 아직 남아있는데 금리를 50bp는 내려야 실제로 이 부문의 저감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툴렛은 "기본적으로는 25bp 인하를 예상한다"며 "대선 전에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연준 입장에선 빅컷이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거라 우려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화당의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에도 연준의 금리인하는 현 정부와 여당에 이로운 것으로 그들이 해서는 안 될 일을 알고 있을 거라고 압박했다. 대선 전에는 금리를 내리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실업률이 증가하고 수요가 둔화하면서 연준 관계자들은 고용시장이 더 이상 약화하는 걸 막으려 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은 지난달 발표에서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을 향해 더욱 진전을 이루는 가운데 강력한 노동 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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