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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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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벼락거지 될라"… 대출 막차 올라탄 2030, 집값 상승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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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서울 강북에서 바라본 서초구 반포권역 일대의 아파트.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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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이후 계속해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큰손'은 40세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 집 마련에 대한 갈망이 가장 크면서, 대출을 최대한 일으켜 집을 구입하는 데 대한 거부감이 없는 연령층이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15일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발표한 'KB주택시장리뷰'에 따르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7월 이후 2개월 연속 상승했고, 매매 거래량은 2022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격과 거래량이 모두 올라가는 전형적인 상승기의 모습을 보인 것이다.

주요 주택 구매 연령대를 보면 40세 이하 거래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연령대별 주택 매매 비중 통계 자료를 보면 40세 이하 비중이 가장 높았을 뿐 아니라 최근 들어 그 비중이 계속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그 뒤는 40대가 이었다. 40대 역시 40세 이하처럼 비중이 최근 들어 상승하고 있다. 반면 주택시장이 상승세를 탔음에도 불구, 50대와 60세 이상 연령대가 주택 매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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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 이하, 그 중에서도 30대는 이미 2019~2021년에 걸쳐 나타난 이른바 부동산 상승장을 목격한 세대다.

문재인 정부 당시 시장 가격 억제를 위한 각종 부동산 정책이 쏟아져 나왔지만 오히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주요지 가격은 폭등했고, 이때 집을 사지 않은 사람들은 스스로를 자조적으로 '벼락거지'라고 칭하기도 했다.

자고 나면 올라가 있는 집값에 전세를 살며 착실히 돈을 모았던 사람들의 상실감이 그만큼 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하락세에서 상승장으로 가는 현 시점에서 40세 이하 젊은 실수요층은 어떻게든 대출을 최대한 끌어 써서라도 집을 매수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9월 정부의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도입 등 대출 한도 축소 규제가 시행되기 전인 7월과 8월에는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대거 몰렸다.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이 지난 8월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8월 주담대 잔액은 568조6616억원으로 전월(7월) 대비 8조9115억원이나 늘어났다.

지역별 가격 추이를 보면 서울 주요 지역에서 매매가격 상승세와 매매 거래량 증가세가 시작됐고, 이것이 기타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8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11% 상승했는데, 서울의 상승률은 0.52%로 평균치를 뛰어넘었다. 경기도에서도 핵심지로 꼽히는 성남과 과천의 경우 각각 1.33%, 1.39%나 올랐다.

서울의 경우 지난 4월까지만 해도 3개월 연속 매매가격이 상승한 자치구가 강동과 양천 등 2개구에 불과했으나, 5월에 마포가 추가되고, 6월에 성동, 용산, 강남, 서초 등까지 포함되며 7개로 증가했다. 8월에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7개 자치구가 3개월 연속 매매가격이 상승했다.

매매 가격 상승에 따라 전세가격도 계속 올라가고 있다. 8월 전국 주택 전세가격은 전월 대비 0.19% 상승하며 지난해 9월 이후 1년 연속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0.55%)의 상승폭이 가장 높았으며, 경기(0.29%), 인천(0.41%)의 상승폭도 확대됐다.

비수도권에선 광주와 울산이 상승했고, 대구의 경우 지난 7월 -0.48%에서 8월 -0.13%로 하락폭이 크게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는 "수요 대비 공급 부족으로 전세수급지수는 지난해 연말 이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전세가격전망지수는 8월 들어 비수도권도 '상승전망'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주택 매매와 전세가격이 동반 상승하며 본격적인 상승장에 진입할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에게 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하라고 주문하는 한편, 자체적인 대출 규제를 하라고 당부한 상태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측은 결국 주택 가격 안정은 공급에 달려있다고 말하면서 "공급이 단기간에 늘어나긴 어렵지만, 공급확대에 대한 지속적인 정책의지를 시장에 전달할 필요가 있다"면서 "양질의 주택이 지속적으로 공급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면, 주택가격 급등에 대한 불안감으로 유발되는 수요를 완화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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