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3 (수)

햄버거는 1400원 더 비싸다…배달 이중가격 논란 커지는 이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외식 업계에 따르면 주요 패스트푸드 브랜드에서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이 다른 '이중가격'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맥도날드 빅맥 세트는 배달 가격이 매장 가격봐 1300원 비싸다. 사진은 지난 6월 서울의 한 맥도날드 매장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배달 주문이 많은 간이 음식 업종을 중심으로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이 다른 ‘이중가격’이 확산하고 있다. 외식 업계는 배달비 부담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에게 가격 차이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는 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외식 업계에 따르면 주요 패스트푸드 브랜드에서 이중가격을 운영하고 있거나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맥도날드 빅맥 세트와 버거킹 와퍼 세트는 배달 주문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각각 1300원, 1400원 비싸다. 파파이스와 KFC는 지난 4월 이중가격을 도입해 배달 제품 가격을 300~800원 올렸다. 롯데리아와 맘스터치도 이중가격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중앙일보

김영옥 기자





“배달비 탓에 어쩔 수 없어”



프랜차이즈 업계는 배달비 부담 때문에 어쩔 수 없단 입장이다. 배달앱 이용 시 업주가 부담하는 비용은 중개 수수료와 업주 부담 배달료다. 배달 앱 3사의 중개 수수료는 주문 금액의 9.7~9.8%, 배달료는 1900~2900원이다. 배달의민족(배민)으로 2만원짜리 음식을 주문하면 업주가 부담하는 총 비용은 주문금액의 30%인 6006원이다. 중개 수수료와 배달료에 정산이용료와 부가세까지 합쳤을 때다.

중앙일보

신재민 기자


가맹점주가 본사에 이중가격 도입을 요청하기도 한다. 맘스터치 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7월 배달비 부담이 늘었다며 본사에 배달 가격 인상을 요구했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같은 메뉴여도 배달 주문은 앱 수수료 등 추가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며 “매장과 배달은 비용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가격도 다르게 설정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에게 제대로 고지해야”



반면 소비자는 가격 차이가 달갑지 않단 반응이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28)씨는 “배달 음식을 종종 주문하는데 매장과 배달 가격이 다른 경우가 있는지 몰랐다”며 “제대로 된 설명 없이 가격을 더 받고 있었다니 왠지 속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중가격을 운영하는 음식점 중 소비자에게 가격 차이를 고지하지 않는 곳이 더 많았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서울 시내 34개 음식점의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을 비교한 결과 20개 음식점이 이중가격을 운영하고 있었고, 이 가운데 13개 음식점(65%)은 배달 가격이 매장과 다르다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

서울 강남구 배민라이더스 남부센터에서 한 직원이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에 나서고 있다. 사진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에게 가격 차이를 고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한 변호사는 “더 비싸지만 편리한 배달을 이용할 건지, 불편하지만 저렴한 매장에서 주문할 건지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가격 정보를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황진주 가톨릭대·인하대 소비자학과 겸임교수는 “배달비를 포함해 배달 가격을 더 높게 설정했다면 소비자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이를 명확하게 고지해야 한다”고 했다.



배달비 둘러싼 갈등, 해결될까?



한편 배달비를 두고 갈등을 빚었던 프랜차이즈 업계와 배달 플랫폼 간의 대화가 진행 중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공정위에 배민을 신고한다는 계획을 19일에서 이달 말로 잠정 연기한 상태다. 협회 관계자는 “배민 측에서 요금제 정책에 대한 전향적인 개선안을 제안하겠다고 해 계획된 일정을 연기했다”고 했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외식업 단체와 꾸준히 소통하고 상생 방안을 논의해왔다”며 “앞으로도 업계와 지속 협의하고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삼권 기자 oh.samgwon@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