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9 (목)

미 연준, 침체 우려에 선제 대응…금리 0.5% 전격 인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파월 미 연준 의장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지시간 18일 기존보다 0.50%포인트 낮은 4.75∼5.00%로 '빅컷'에 나선 것은 미국 경제가 당장 침체 위험에 근접했다고 보이진 않지만 고용 상황이 급격히 악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팬데믹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입니다.

연준은 팬데믹 부양책과 공급망 교란 등 충격 여파로 물가가 치솟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22년 3월부터 작년 7월까지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5.25∼5.50%로 높였고, 이달까지 이를 유지해왔습니다.

하지만 8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로 둔화하고 유럽중앙은행(ECB), 잉글랜드은행 등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이 앞서 금리 인하 사이클을 개시하면서 연준도 이달 금리 인하 개시를 시사해왔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3일 '잭슨홀 미팅'에서 "정책조정(금리 인하) 시기가 도래했다"고 선언하며 물가와의 전쟁이 사실상 마무리됐음을 선언했습니다.

연준이 이날 금리 인하를 개시할 것이란 전망에는 이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첫 금리 인하 폭이 얼마나 될지, 향후 금리 인하 속도가 어떻게 전개될지를 놓고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이 같은 혼란은 미국 경제가 둔화하고는 있지만 가파른 연준의 금리 인하를 합리화할 만큼 경기가 빠르게 둔화하고 있지는 않다는 인식이 주된 배경으로 작용했습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8월 고용지표의 경우 미국의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가 전월 대비 14만2천명 증가해 증가 폭이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했지만, 월가에선 이를 두고 노동시장의 급격한 침체를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또한 뚜렷한 침체 위험이 없는 상황에서 연준이 빅컷에 나설 경우 오히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를 키워 금융시장에 부담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연준이 금리인하 속도를 서두를 타당한 이유가 있다는 의견도 팽팽히 맞섰습니다.

고용시장이 급격히 냉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연준이 실기했다는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선 현재와 같은 고금리 수준을 빠르게 정상 수준으로 되돌릴 필요가 있다는 논리였습니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7월 기고문에서 연준의 조기 금리인하를 촉구하며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침체를 막는 게 이미 너무 늦었을지도 모른다"라고 진단한 뒤 9월 빅컷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금리가 아직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이번에 큰 폭으로 낮춰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지만 만약 이번에 조금 내렸는데 고용시장이 빠르게 악화하면 크게 후회하게 될 것이란 논리입니다.

빅컷 여부를 둘러싸고 연준 내에서도 의견이 크게 엇갈렸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결국 FOMC 위원들은 후자 쪽 시각에 더 타당성이 있다고 보고 선제적으로 경기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연준은 이날 빅컷에 이은 연내 추후 인하 행보는 점진적인 0.25%포인트 인하를 택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연준은 이번 9월 회의 후 공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점도표(기준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도표)를 통해 2024년 말 기준금리 수준을 4.4%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남은 연내 두 차례 회의에서 모두 0.50%포인트 인하를 실행할 예정임을 예고한 것입니다.

연준은 올해 11월 6∼7일 및 12월 17∼18일로 두 차례 FOMC 회의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의 보수적인 성향을 고려할 때 남은 두 차례 회의에서 0.25%포인트씩 점진적인 인하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편 연준은 내년도 연준 금리 목표치를 3.4%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내년 중 총 1%p의 금리 인하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연준 다수 위원은 지난 6월 공개한 점도표에서 2025년 말 금리 수준을 4.1%로 제시했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원종진 기자 bell@sbs.co.kr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