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0.5%포인트(p) 내리는 '빅컷'을 택한 건 내년 상반기 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미리 돈을 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연준은 내년 경제성장률은 2.0%로 전망했지만, 저는 내년 상반기 미국이 경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선진국에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는 걸 경기 침체로 보는데, 내년 1, 2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으로 본다. 얼마나 깊을지는 모르겠지만 경기 침체에 빠질 확률은 상당히 높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김 교수는 "그동안 미국 사람들이 소비를 너무 많이 했다. 하지만 소비를 많이 하다 보니 저축률이 낮아져 지금은 쓸 돈이 별로 없다"며 "미국 가계가 소비를 줄이면서 기업 매출 이익도 줄어들었고, 이는 고용 문제로 이어졌다. 미국 고용은 굉장히 탄력적이라 일자리가 줄어드는 폭도 굉장히 극단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기자 회견에서도 고용에 관한 질문이 많이 나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괜찮다고 했지만, 7월 고용이 좋지 않았던 것을 이유로 더 빨리 인하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며 "올해 11월과 12월 연준 회의가 두 번 더 예정돼 있는데 아마 금리 인하가 또 이뤄질 것이다. 상황에 따라 한 번 더 빅컷을 단행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일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김 교수는 "한국은행도 아마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 통화정책의 목표는 물가와 금융 안정인데 물가는 일단 안정된 상태"라며 "하지만 가계 부채가 늘어나고 집값이 올라 금리를 못 내리고 있었다. 그런데 미국이 금리를 내렸으니 환율이 안정될 거고, 그러면 10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매우 커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리가 인하되면 집값이 더 오르지 않느냐는 우려에 김 교수는 "금리가 물론 집값에 영향을 주지만, 제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집값에는 금리보다 대출 금액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금리는 집값을 결정하는 수많은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며 "지금 시장은 금리 인하를 선반영한 가격으로 너무 과대평가됐다. 앞으로 대출 규제까지 강하게 들어간다고 하니 대부분 안정되거나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주식시장에 대한 예측도 이어갔다. 김 교수는 "집값과 반대로 우리 주가는 지나치게 저평가됐다. 지금이 거의 바닥 무렵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면 달러 인덱스가 하락해 우리 원화가치가 오를 수 있다. 그래서 아마 4분기에 외국인들이 다시 많이 들어와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측한다"고 했다.

[이투데이/나병주 기자 (lahbj12@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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