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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빨라진 글로벌 금리시계…인하 바람 거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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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18일(현지시간) 금리인하 결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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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미국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글로벌 금리 인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 수년간 가파른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긴축에 나섰던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에 속도를 내며 고금리와 작별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낮추는 '빅컷'을 결정했다. 이미 영국, 캐나다, 스위스 등은 금리 인하에 나섰으며 중동 국가들도 곧장 금리 인하에 동참하며 글로벌 금리 인하 기조에 불이 붙은 모습이다.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에서 4.75~5.0%포인트 낮추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준의 금리인하는 2020년 3월 이후 4년6개월만이다.

주요국 중에서는 스위스가 앞서 올해 3월 가장 먼저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스위스중앙은행(SNB)는 지난 3월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하하며 선제적으로 금리인하 포문을 열었다. 스위스가 금리를 인하한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스위스는 3월에 이어 6월에도 기준금리를 1.5%에서 1.25%로 0.25%포인트 재차 인하했다. 물가 상승률이 안정된 가운데 스위스프랑이 강세를 보이자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이다.

스웨덴은 스위스에 이어 지난 5월 8년 3개월 만에 금리 인하에 나섰다. 스웨덴 중앙은행 릭스방크는 지난 5월 8일(현지시간) 정례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종전보다 0.25%포인트 내린 연 3.75%로 결정했다. 릭스방크는 당시 금리인하 배경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접근하고 있으며 경제 활력도가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 6월 한차례 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이달 12일(현지시간) 3개월 만에 추가 금리인하를 결정했다. ECB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이사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4.25%에서 3.65%로 0.60%포인트, 예금금리를 연 3.75%에서 3.50%로 0.25%포인트 내렸다.

시장에서는 ECB가 오는 10월이나 12월 한 차례 더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크리스틴 리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 13일 열린 유로 지역 재무 책임자 회의에서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경우 10월 금리인하를 고려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또한 지난달 통화정책 회의를 통해 2020년 3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내렸다. 영란은행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1%로 유지하다 2020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금리를 14차례 인상했다. 이후 지난 6월 인플레이션이 2.0%로 유지되자 4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5%로 발표했다.

캐나다 중앙은행(BOC)의 경우 내달 4회 연속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BOC는 지난 6월 2년 3개월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며 통화정책 방향을 틀었으며 이후 7월과 9월에도 연속으로 금리 인하에 나섰다.

한편 카타르, 바레인, UAE, 사우디 등 중동 국가들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후 줄줄이 금리 인하 결정을 내리고 있다. 이들 중동 국가들은 자국 통화 가치를 미국 달러화에 연동하는 방식의 고정환율제(달러 페그)를 채택하고 있어 미국 연준 움직임에 따라 금리를 조정해야 하는 구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카타르 중앙은행은 이날 주요 정책금리를 0.55%포인트 인하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도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에 적용되는 레포금리를 5.50%로 0.50%포인트 인하했다. 바레인과 아랍에미리트(UAE)는 익일물 예금금리를 각각 0.50%포인트씩 인하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빅컷 이후 다른 나라들도 이를 추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따라 한국과 인도, 남아공 등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2일 금융통화휘원회 회의 후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한다고 발표하며 물가만 보면 인하 요건을 갖춰다고 말하기도 했다. 단 여전히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 우려는 금리 인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점진적 금리 인하 및 경기 연착륙 전망을 감안할 때 한국은행은 올해 1회, 내년 2회 수준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분기당 1회 수준의 점진적 금리 인하를 단행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 연준의 금리 인하와 달러 약세 등은 한은의 정책 여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하며 지속된 내수 부진 요인과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등 거시건전성 정책이 추진되고 있음을 고려하면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을 11월로 미루기보다 10월에 단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지숙 기자 jisuk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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