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스만 700개…150개국 2만명 참가자 몰려
크립토 '사이드 이벤트'가 장악한 싱가포르 중심지…"아직 자금 있어"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토큰2049' 행사 현장.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싱가포르=뉴스1) 박현영 기자 = "KBW(코리안블록체인위크)가 적당히 재미 있다면 토큰2049는 끔찍한(Horrible) 수준입니다. 부스도 너무 많고 볼 게 너무 많거든요".
19일 싱가포르 '토큰 2049' 현장에서 마주친 글로벌 홍보대행사 '마켓 어크로스' 담당자의 말이다. 매년 KBW와 토큰2049 두 행사를 모두 방문한다는 그는 두 행사 간 가장 큰 차이점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이처럼 답했다.
올해 초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올랐지만,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 붐'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게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존하는 알트코인 프로젝트 대부분이 자금난이라 가상자산 업계 자체가 위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토큰2049' 행사 현장. 부스가 끊임없이 이어져 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러나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에서 열린 '토큰 2049' 현장에선 그런 분위기를 실감할 수 없었다. 마리나베이샌즈 엑스포관 3, 4, 5층을 전부 대관했음에도 빈 공간은 좀처럼 찾기 힘들었다. 가상자산·블록체인 업체들의 부스가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토큰 2049에 참여한 업체 수는 700개를 돌파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사람이 없는' 부스가 없다는 것이었다. 전 세계 블록체인 행사 어디를 가도 운영진 외에는 사람이 없는 '쓸쓸한 부스'들이 있다. 그런데 토큰2049에선 모든 부스가 사람들로 붐볐다. 특별한 이벤트나 게임을 준비하지 않은 부스들조차 '손님'이 있었다. 이를 두고 참가자들은 2만명 넘는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토큰2049' 행사 현장. 한 참가자가 부스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부스뿐 아니라 연설과 패널 토론이 이어진 무대(스테이지) 앞도 사람들로 붐볐다. 토큰2049는 올해 무려 4개의 스테이지를 운영했다. 대형 거래소 오케이엑스가 자금을 지원한 오케이엑스 메인 스테이지와 타이틀 스폰서들의 이름을 딴 DWF랩스 스테이지, 지부(Zeebu) 스테이지, 스카이 스테이지 등으로 구성됐다.
대부분 스테이지에 빈 자리가 없었으나, 특히 유명 사업가들의 기조연설이 주로 진행된 오케이엑스 스테이지는 좌석 뒷 편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늘어서 있었다. 지난 18일 아서 헤이즈 비트멕스 창업자, 올라프 칼슨 위 폴리체인캐피탈 창립자, 그리고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까지 이어진 '유명인 기조연설 릴레이'때는 넘치는 사람들로 스테이지 입구가 막히기도 했다.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토큰2049' 행사 현장.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의 기조 연설이 시작되자 메인 무대인 '오케이엑스 스테이지'가 참가자들로 가득 찼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렇게 행사에 많은 인원이 참석했음에도, '토큰2049' 행사에는 자리하지 않은 채 싱가포르에만 와 있는 가상자산 업계 종사자들이 더 많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토큰2049 티켓이 비싼 탓에 메인 행사는 가지 않고, 싱가포르에서 비즈니스 미팅만 하는 종사자들이 더 많다는 것이다. 싱가포르가 '크립토(가상자산) 허브'임을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었다.
사이드 이벤트(부대 행사)도 활기가 넘쳤다. 토큰2049 기간에는 싱가포르 중심지에서 수백개의 사이드 이벤트가 열린다.
매일 2~3개의 사이드 이벤트에 참석했다는 국내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KBW 기간에는 정말 사람이 하나도 없는 사이드 이벤트도 있었다. 그런데 토큰2049 기간에는 참석한 모든 이벤트에 사람이 많았다"며 "사이드 이벤트 대부분이 마리나 베이 근처 중심지에서 열리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주 싱가포르 루프탑 바, 레스토랑은 모두 크립토 업체가 대관했다고 보면 된다"며 "시장이 안 좋다고 하는데, 대관하는 것을 보면 아직 자금이 넘치는 프로젝트들이 많은 것 같다"고 귀띔했다.
토큰2049 이후 열리는 대형 행사들도 있어 이 같은 분위기는 한 주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는 '이더 글로벌 싱가포르'가, 오는 21일부터 22일까지는 솔라나가 주최하는 '브레이크포인트'가 열린다.
hyun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