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준(Fed) 의장이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8일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하하는 이른바 ‘빅컷’을 단행했다. 11월5일 대선까지 50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다. 선거의 최대 쟁점들 중 하나가 인플레이션이란 점에서 연준의 결정은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금리를 내린 것은 미국 경제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사라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당연히 여당인 민주당은 기뻐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반가운 소식”이라고 밝혔다. 다만 “서민들은 여전히 인플레이션 때문에 힘들다”는 공화당의 공세를 의식한 듯 “고물가와의 싸움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우라 한국은행 총재에 해당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의 임기 도중 임명한 인물이다. 그런데도 트럼프는 파월을 겨냥해 “연준이 정치적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금리를 낮춘 연준의 결정이 여당에 유리하고 야당엔 불리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사실 트럼프와 공화당은 이번에 연준이 금리를 발표하기 오래 전부터 “대선 전에는 금리를 인하해선 안 된다”는 주장을 펴왔다. 그럼 파월이 트럼프를 배신한 걸까. 파월을 처음 연준 의장에 앉힌 대통령은 트럼프였으나, 2022년 4년 임기가 끝난 그를 연임시킨 사람은 바로 바이든이다. 파월은 트럼프와 바이든으로부터 모두 인정을 받은 보기 드문 인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의 경제인 클럽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린 이튿날인 19일 바이든이 수도 워싱턴의 경제인 클럽에서 연설했다. 그는 자신의 임기 동안 미국 경제가 얼마나 성공을 거뒀는지 열과 성을 다해 홍보했다. 트럼프 행정부 때 경제가 얼마나 엉망이었지 지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트럼프를 대공황 당시의 대통령 허버트 후버에 비유하기도 했다. 바이든은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을 가리켜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므로 내가 보기에는 경제 전반에 희소식”이라고 반겼다. 하지만 그도 ‘연준이 선거를 의식해 정치적 결정을 내렸다’는 세간의 인식이 꺼림칙했던 듯하다. 바이든은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대통령이 된 뒤 연준 의장과 한 번도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팩트체크로 유명한 미국 언론들이 검증에 나선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바이든의 말은 진실일까, 거짓일까.
김태훈 논설위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